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99 4년을 미룬 건강검진: 미룬 이유는 일정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어요 4년을 미뤘어요해외에 살면서 가장 오래 미룬 일이 건강검진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받게 해줬으니 신경 쓸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혼자 일하고 나라를 옮겨 다니게 되니 아무도 챙겨주지 않더라고요. 미국에서 받자니 절차와 비용이 낯설고, 한국에 가서 받자니 일정이 안 맞고요. 그렇게 미루다 보니 4년이 지나 있었어요.사실 이유는 하나 더 있었어요. 무서웠어요. 어딘가 안 좋다는 말을 들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니 굳이 확인해서 걱정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가장 나쁜 논리였는데, 그때는 꽤 그럴듯하게 느껴졌어요.그러다 마음을 바꾼 계기가 있었어요. 비슷한 나이의 지인이 건강 문제로 갑자기 일을 멈추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 2026. 8. 13. 잘 시간 대신 일어날 시간을 정했어요: 순서를 바꾸고 되찾은 오전 잠드는 시간을 지키려다 실패했어요한동안 저는 취침 시간을 정해두고 지키려고 애썼어요. 열한 시에는 눕자고 스스로와 약속했죠. 그런데 이게 잘 안 됐어요. 마감이 급한 날에는 새벽까지 일하게 되고, 고객과 통화가 늦어지는 날도 있고, 시차가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 그 약속 자체가 무의미해졌어요. 지키지 못한 날이 쌓이니 아예 포기하게 되더라고요.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자는 시간이 들쭉날쭉해지니 일어나는 시간도 같이 흔들렸어요. 늦게 잔 날은 늦게 일어나고, 그러면 그날 밤에 또 늦게 자게 되고요. 이 고리가 며칠만 반복되면 오전이 통째로 사라져요. 저는 그 시기에 오후 두 시가 되어서야 제대로 일을 시작하는 날이 많았어요.그러다 순서를 바꿔보기로 했어요. 잠드는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는 거예요.. 2026. 8. 11. 한여름에 목이 칼칼했던 이유: 제 자리 위에 에어컨이 있었어요 한여름에 목이 아프기 시작했어요몇 해 전 여름, 낮 기온이 삼십오 도를 넘던 시기에 목이 칼칼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감기려니 했는데 이상했어요. 밖에 나가면 오히려 괜찮고, 실내에서 일하다 보면 심해지는 거예요. 어깨도 뻐근하고 팔이 시렸어요. 한여름에 몸이 시리다는 게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됐어요.원인은 며칠 지나서야 알았어요. 그때 제가 일하던 곳은 냉방이 아주 강한 카페였어요. 밖은 삼십오 도인데 안은 이십 도쯤 됐던 것 같아요. 반팔 차림으로 들어가 서너 시간을 앉아 있으니 몸이 계속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제 자리가 하필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위치였어요. 몇 시간씩 찬 바람을 목과 어깨에 맞고 있었으니 탈이 안 나는 게 이상했죠.밖에 나가면 괜찮아지고 들어오면 다시 안.. 2026. 8. 10. 허리띠 구멍이 한 칸 밀렸어요: 체중계 없이 지내며 만든 기준 허리띠 구멍이 한 칸 밀렸어요어느 날 아침에 옷을 입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늘 쓰던 허리띠 구멍이 아니라 한 칸 바깥쪽을 쓰고 있는 거예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도 안 났어요. 아마 몇 주 전부터 조금씩 그러다가 그날 처음 알아챈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여행 중이라 체중계가 없었고, 마지막으로 몸무게를 잰 게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했어요.놀란 건 살이 쪘다는 사실보다 제가 몰랐다는 사실이었어요. 매일 거울을 보는데도 몰랐어요. 조금씩 변하는 건 눈에 안 보이거든요. 거울 속 얼굴은 늘 어제와 비슷하니까요. 몸의 변화는 그렇게 조용히 진행되다가, 허리띠 같은 물건이 알려줄 때가 되어서야 드러나요.사진을 보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몇 달 전 사진과 최근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거울로는 안 보이던 .. 2026. 8. 9. 이십 분을 쓰고 두 시간을 벌었어요: 낮잠에 대한 죄책감을 버린 뒤 낮잠은 게으른 사람의 것인 줄 알았어요저는 오랫동안 낮에 자는 걸 죄스럽게 여겼어요. 회사를 다닐 때는 낮잠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었고, 혼자 일하기 시작한 뒤에도 낮에 눕는 건 게으른 행동처럼 느껴졌어요.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졌던 것 같아요. 졸리면 커피를 마시거나 찬물로 세수를 하고 버텼어요.그런데 오후 두세 시쯤이면 어김없이 머리가 무거워졌어요. 화면은 보고 있는데 내용이 안 들어오고, 한 문단을 몇 번씩 다시 읽었어요. 그 상태로 두세 시간을 앉아 있으면 결국 저녁까지 일이 밀렸어요. 커피로 눌러도 그때뿐이었고, 늦게 마신 날은 밤에 잠까지 설쳤어요. 어느 날 계산해 보니 그 흐릿한 시간이 하루에 두세 시간씩 쌓이고 있었어요.그 시간이 아깝다는 걸.. 2026. 8. 8. 4층 계단에서 숨이 찼던 날: 체력을 재는 저만의 기준 숨이 찬 게 이상하다고 느낀 날유럽의 오래된 건물에 숙소를 잡은 적이 있어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었어요. 짐을 들고 올라가는 첫날은 당연히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짐 없이 맨몸으로 올라가는데도 3층쯤에서 다리가 무겁고 숨이 차더라고요. 계단 참에서 잠깐 멈춰 숨을 고르는 저를 발견하고 좀 당황했어요. 그때까지 저는 제가 체력이 괜찮은 편이라고 믿고 있었거든요.생각해 보니 근거가 없는 믿음이었어요. 저는 달리기를 꾸준히 했고 걷기도 많이 했어요. 그러니 체력은 문제없을 거라고 여겼죠. 그런데 평지를 달리는 것과 계단을 오르는 건 다른 일이었어요. 평지에서 쓰는 근육과 몸을 위로 밀어 올릴 때 쓰는 근육이 같지 않다는 걸, 4층 계단이 알려준 거예요.나이도 한몫했을 거예요. 이.. 2026. 8. 7. 이전 1 ··· 3 4 5 6 7 8 9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