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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99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한 날: 혼자 일하면 말하는 것도 둔해져요 저녁에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어요어느 날 저녁에 전화를 받았는데 첫마디가 이상하게 나왔어요. 목이 잠긴 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닌데 소리가 안 붙는 느낌이었어요. 두세 마디 하고 나서야 평소 목소리가 나왔어요.감기인가 싶었는데 아니었어요. 생각해 보니 그날 제가 한마디도 안 했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그 전화를 받기까지 소리를 낸 적이 없었어요. 숙소에서 혼자 일했고, 점심도 혼자 먹었고, 필요한 연락은 전부 글로 했어요.그날은 좀 놀랐어요. 말을 안 한 것 자체보다 그걸 몰랐다는 게요. 하루가 다 지나고 목소리가 이상해지고 나서야 알아차렸으니까요.그리고 통화가 끝나고 나서 좀 이상했어요. 20분쯤 이야기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기분이 괜찮았거든요.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에요. 그냥 소리를 냈다.. 2026. 8. 27.
거울에서 아버지 얼굴을 봤다, 노화를 늦추려던 몇 년을 그만둔 이유 세면대 거울을 보다가 아버지 얼굴을 봤어요. 잠깐 놀라서 그대로 멈췄어요. 닮았다는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들었는데 그날은 닮은 정도가 아니었어요.거울에서 아버지 얼굴을 봤다특별한 일이 있었던 밤은 아니에요. 늦게 씻으려고 서 있었는데 조명 각도가 그랬는지 순간 다르게 보였어요. 몇 초쯤 그대로 서 있었어요.제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그 나이 때 얼굴이었어요. 사진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요. 지금 계산해 보면 그때 아버지가 딱 지금 제 나이쯤이셨을 거예요.그러고 나서 며칠 동안 자꾸 얼굴을 봤어요. 예전에는 거울을 봐도 얼굴을 안 봤어요. 씻고 나가는 데 필요한 만큼만 보고 지나갔죠.제대로 보니 여러 가지가 보였어요. 웃을 때 접히는 자국이 안 펴지고, 눈 밑이 예전 같지 않고, 머리가 앞쪽에서 조금 물러나 있.. 2026. 8. 25.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답을 못 했어요: 없어진 걸 몇 년 동안 몰랐어요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막혔어요처음 만난 자리에서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흔한 질문인데 답이 안 나왔어요. 몇 초 정도 가만히 있다가 결국 일 이야기를 했어요.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었죠.그 자리에서는 그냥 넘어갔는데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생각났어요. 왜 답을 못 했지 하고요. 예전에는 이 질문이 어렵지 않았어요. 대답할 게 몇 가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하나도 안 떠올랐어요.그날 알게 된 건 취미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어요. 없어진 걸 몇 년 동안 몰랐다는 거였어요. 하나씩 안 하게 됐을 텐데 그 과정에서 알아차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그리고 좀 부끄러웠어요. 일 이야기 말고는 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 같아서요. 실제로 그 자리에서 제 이야기.. 2026. 8. 24.
메뉴판을 멀리 들고 있더래요: 안경 하나 사는 데 몇 달이 걸린 이유 메뉴판을 멀리 들고 있더래요몇 년 전에 식사 자리에서 누가 웃으면서 한마디를 했어요. 메뉴판을 왜 그렇게 멀리 들고 보냐고요. 저는 그때까지 제가 그러고 있다는 걸 몰랐어요. 말을 듣고 나서 팔 위치를 의식해 보니 정말로 평소보다 멀리 들고 있었어요.그 자리에서는 웃고 넘겼어요. 식당이 어두워서 그렇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어요. 언제부터 그렇게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했어요.돌아보면 신호는 그전부터 있었어요. 다만 제가 하나씩 다른 이유를 붙이고 있었어요. 이 식당은 조명이 어둡고, 이 제품은 글씨가 작게 인쇄됐고, 오늘은 좀 피곤하고요. 이유가 매번 달랐으니 하나로 이어 보지 못한 거예요. 각각은 그럴듯한 설명이었고, 그.. 2026. 8. 21.
괜찮으시냐고 묻는 걸 그만뒀어요: 멀리서 부모님 안부를 확인하는 법 전화를 끊고 나면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부모님과 통화를 하면 대화가 늘 비슷하게 흘러가요. 밥은 먹었냐, 거긴 날씨가 어떠냐, 몸은 괜찮냐. 저도 비슷하게 답하고, 별일 없다는 말을 주고받고 끊어요. 통화 시간은 10분쯤이고 서로 기분은 나쁘지 않아요. 끊고 나면 할 일을 했다는 느낌도 들고요.그런데 어느 날 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생각했어요. 방금 통화에서 제가 알게 된 게 뭐가 있지. 아무것도 없었어요. 부모님이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어디가 불편하신지, 병원에는 다니시는지 저는 하나도 몰랐어요. 매주 통화를 하면서도요.이유는 간단해요. 제가 안부를 물었고 부모님은 안부로 답하셨거든요. 괜찮냐고 물으면 괜찮다는 답이 돌아오는 게 당연해요. 특히 멀리 있는 자식에게는 더 그렇고요. 걱정시키고 싶지 않.. 2026. 8. 18.
등록만 하고 안 간 헬스장이 여러 곳이에요: 의지 대신 방식을 바꾼 이야기 등록만 하고 안 간 헬스장이 여러 곳이에요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문제는 그걸 아는 것과 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거죠. 저는 여러 도시에서 헬스장에 등록했다가 몇 번 못 가고 그만둔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등록할 때는 이번엔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돈을 냈으니 아까워서라도 가겠지 싶었고요. 그런데 그 논리는 한 번도 통하지 않았어요.패턴은 늘 비슷했어요. 첫 주는 열심히 가요. 둘째 주에 마감이 겹치면서 한 번 빠져요. 그러면 다음 날 가기가 더 어려워지고, 사흘쯤 안 가면 아예 안 가게 돼요. 그러다 몇 주 지나서 회비 결제 알림을 보고 죄책감만 느끼는 거죠. 도시를 옮기면 그 회원권은 자동으로 정리되고, 새 도시에서 또 같은 일을 반복했어요.몇 번 그러고 나니.. 2026.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