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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99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헷갈렸어요: 요일 감각을 잃어버린 프리랜서의 하루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헷갈렸어요클라이언트 메일에 "수요일까지 부탁드려요"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바로 안 떠올랐어요. 며칠 전 있었던 일도 헷갈릴 정도로 감각이 흐릿했어요.잠시 멍하니 앉아 기억을 더듬다가 휴대폰 화면을 켜고 나서야 확인했어요. 화요일이었어요.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저는 사흘은 남은 줄 알고 있었어요. 그 사흘의 여유를 철석같이 믿고 다른 급하지 않은 일부터 먼저 처리하고 있었으니 더 당황스러웠어요.가만히 돌이켜보면 이런 일이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어요. 최근 들어 요일을 헷갈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어요. 한 주에 한 번쯤은 이런 착오가 생겼던 것 같아요. 메일을 다시 읽으며 혹시 또 실수한 건 없는지 한참을 확인했어요.생각해보면 회사에 다닐 때는 월.. 2026. 9. 5.
혼자 사는 집의 식사 습관, 아무도 안 보니까 점점 대충 먹게 됐다 정신없이 바빴던, 퇴근도 없는 하루 끝에 냉장고를 열었는데 계란 두 개와 시들어가는 김치뿐이었어요. 그걸로 저녁을 때웠어요. 그게 벌써 며칠째였는지 세어보다가 그만뒀어요. 세다 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았거든요.보는 사람이 없으니 점점 편해졌다처음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는 그래도 끼니를 챙겨 먹었어요. 국을 끓이고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뒀어요. 나름 자취 초보의 의욕이 있었던 시기였어요.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게을러졌어요. 국 끓이는 대신 그냥 김치찌개 하나만 끓이고, 그것도 귀찮으면 계란 프라이 하나로 끝냈어요.누가 보는 게 아니니까 상 차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게 느껴졌어요. 밥그릇, 국그릇 다 꺼내는 대신 냄비째 그냥 먹는 날이 늘었어요. 설거지거리가 하나 줄어든다는 게 그때는 .. 2026. 9. 3.
생일 아침에 문자 몇 개만 왔어요: 타향에서 세 번째로 혼자 맞은 생일 생일 아침에 문자 몇 개만 왔어요눈을 뜨자마자 습관처럼 휴대폰부터 봤어요. 생일 축하 문자 세 개와 카카오톡 알림 몇 개가 전부였어요.한국에 있을 때는 아침부터 케이크 사진이 오가고, 저녁엔 누군가와 밥을 먹었어요. 여기서는 그런 하루가 없어요. 알림이 몇 개 뜨는 것 말고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어요.숫자로 세어보면 올해가 세 번째로 혼자 맞는 생일이었어요. 그동안 매번 조금씩 다르게 대응해봤지만 다 완전하진 않았어요. 매년 방법을 바꿔가며 시행착오를 겪었던 셈이에요.아침에 일어나서 평소처럼 일을 시작했어요. 생일이라고 뭔가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달력에 적힌 숫자 하나가 바뀐 것뿐, 할 일 목록은 어제와 똑같았어요. 메일을 확인하고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순서도 그대로였어요.그런데 오후쯤 되니 .. 2026. 9. 2.
타향에서 혼자 열이 39도까지 오른 밤, 상비약부터 다시 채웠다 새벽 3시에 체온계를 봤어요. 눈금이 39도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방에는 저 혼자였고, 다음 날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그냥 버티면 될 줄 알았다열이 오르기 시작한 건 저녁부터였어요.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누워서 자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있었으면 엄마한테 전화하거나 편의점에서 뭐라도 사 왔을 텐데, 여기선 그럴 사람이 없었어요. 몇 시간을 그렇게 뒤척이며 아침이 오기만 기다렸어요.밤이 깊어질수록 열은 더 올랐어요. 몸이 떨리고 이불을 몇 겹을 덮어도 추웠어요. 창문을 다 닫고 히터까지 켰는데도 한기가 가시지 않았어요.그때 처음 알았어요. 혼자 있다는 게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 아플 때만 갑자기 크게 느껴지는 거였어요.물을 가지러 부엌까지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2026. 8. 31.
화상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 제 화면을 끄고 나서 달라진 것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화상 회의를 하다가 문득 알아차렸어요. 상대가 말하는 동안 제가 화면 구석에 있는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회의 내내 그랬어요. 상대를 보다가도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갔어요.그러고 나서 며칠 신경 써서 봤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한 시간짜리 회의에서 제가 제일 오래 본 게 제 얼굴이었어요.이게 몇 년째였을 텐데 그동안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녹화된 회의를 다시 본 날에 확실해졌어요. 제 시선이 화면 아래쪽으로 자꾸 내려가 있었어요. 상대를 안 보고 있었던 거예요.그리고 그게 상대에게도 보였을 거예요. 눈이 다른 데를 보고 있으면 티가 나잖아요. 집중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보고 있으면 신경이 그쪽으로 가요.. 2026. 8. 30.
일요일 저녁 7시, 회사를 그만둔 지 10년인데도 기분이 가라앉았다 일요일 저녁 7시쯤이면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걸 몇 년 만에 알아차렸어요. 회사를 그만둔 지 10년이 넘었는데도요. 출근할 데가 없는 사람에게 왜 이게 남아 있는지 한참 몰랐어요.일요일 저녁 7시,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았다처음에는 그냥 피곤한가 보다 했어요. 주말에 뭘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저녁이 되면 몸이 무거웠어요.알아차린 건 며칠 기분을 적어보면서였어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적은 건 아니고 그냥 하루 끝에 한 줄씩 썼어요. 요일별로 놓고 보니 표시가 일요일 저녁에만 몰려 있었어요.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몇 주를 봐도 같았어요. 다른 요일 저녁에는 없는 게 그날만 있었어요.이상한 건 제가 월요일에 특별히 힘든 일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월요일에도 화요일과 비슷하게 일해요. 요일 구.. 2026.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