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99 어금니가 먼저 알려줬어요: 스트레스를 턱에 저장하고 있었던 몇 년 치과에서 들은 뜻밖의 말정기 검진을 받으러 간 치과에서 의사가 제 어금니를 한참 보더니 이렇게 물었어요. 혹시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이 있느냐고요. 저는 없다고 했어요. 잘 때 이를 간다는 소리를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의사가 어금니 표면이 평평하게 닳아 있다고 알려줬어요. 나이에 비해 마모가 빠른 편이라고요. 잘 때만이 아니라 깨어 있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어금니를 꽉 물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설명이었어요.그 말을 듣고 나서야 몇 가지가 연결됐어요. 언젠가부터 오후만 되면 턱 근처가 뻐근했고, 아침에 일어나면 관자놀이 쪽이 묵직했어요. 저는 그걸 전부 눈이 피곤해서라고 생각했어요. 모니터를 오래 봐서 그러려니 했던 거예요. 원인이 눈이 아니라 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 2026. 8. 6. 사흘이면 끝날 감기를 이 주로 만든 이야기: 혼자 일하는 사람의 병가 아파도 대신할 사람이 없어요회사를 다닐 때는 아프면 병가를 냈어요. 하루 쉬면 팀에서 누군가 제 일을 봐줬고, 돌아오면 밀린 일이 조금 쌓여 있는 정도였어요. 혼자 일하기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그 안전망이 사라졌다는 거예요. 제가 누우면 그날 일은 아무도 하지 않아요. 고객에게 가야 할 답장도, 마감을 앞둔 작업도 그대로 멈춰요. 그래서 저는 오랫동안 아픈 걸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버텼어요. 목이 칼칼하면 약을 털어 넣고, 열이 조금 나면 두꺼운 옷을 입고 앉아 일했어요.그렇게 버티는 게 프로페셔널한 태도라고 생각했어요. 아파서 일정을 미루는 건 신뢰를 잃는 일이라고 믿었거든요. 낯선 나라에서 겨우 만든 고객들이라, 한 번의 지연이 관계를 끝낼 수도 있다는 불안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그.. 2026. 8. 4. 혼자 먹는 밥이 저를 돌보는 시간이 된 이유 끼니는 거의 혼자 해결해요저는 밥을 거의 혼자 먹어요. 이동하며 지내는 생활이라 곁에 늘 함께 밥 먹을 사람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아는 사람 없는 도시에 도착하면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대개 저 혼자예요. 처음엔 이게 좀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원래 밥이라는 건 누군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며 먹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혼자 먹는 게 제 일상의 기본값이 됐어요. 하루 세 끼 중에 누군가와 함께 먹는 날이 오히려 드물어요. 그러다 보니 혼자 밥 먹는 일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처음의 어색함부터 지금의 익숙함까지, 혼자 먹는 밥을 두고 저는 꽤 여러 단계를 지나온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는 혼자 먹는 밥이 생각보다 많은 걸 알려준 시간.. 2026. 8. 2. 화는 대개 다른 데서 와요 저는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저는 오랫동안 제가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웬만한 일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이고, 누가 무례하게 굴어도 그 자리에서 맞받아치기보다 속으로 삭이는 쪽이었어요. 주변에서도 저를 순한 사람으로 봤고, 저도 그런 제 모습이 싫지 않았어요. 다투는 걸 워낙 싫어해서, 웬만하면 제가 조금 손해 보고 마는 게 편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화라는 감정이 저와는 좀 거리가 있는 거라고 여겼어요. 화를 못 참는 건 성격이 급한 사람들 이야기지, 저 같은 사람의 일은 아니라고요. 그런데 낯선 곳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그게 착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화를 안 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동안 화날 일이 별로 없는 환경에 있었던 것뿐이더라고요. 익숙한 곳을 벗어.. 2026. 7. 30. 팔이 짧아졌어요 팔이 짧아졌어요언젠가부터 휴대폰을 조금씩 멀리 들고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가 그러는 줄도 몰랐어요. 어느 날 문자를 확인하는데 글자가 흐릿해서 저도 모르게 팔을 쭉 뻗고 있더라고요. 팔을 다 펴야 겨우 초점이 맞았어요. 우스갯소리로 나이가 들면 팔이 짧아진다고들 하는데, 그게 딱 제 이야기가 됐어요. 식당에서 메뉴판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멀찍이 들었고, 약통 뒤의 작은 글씨는 아예 읽기를 포기했어요. 그런데도 저는 한동안 이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그냥 그날 눈이 좀 피곤한가 보다 했어요. 나이 이야기는 떠올리지 않았어요. 정확히는 떠올리기 싫었던 것 같아요.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는 늘 이렇게 슬그머니 오는데, 저는 매번 그걸 다른 걸로 둘러대곤 했어요.핑계를 대던 시기그 뒤로 한동안은 핑계.. 2026. 7. 27. 경유지 하나를 건너뛰고 몇 년째 후회하는 이유 뉴델리를 건너뛴 날몇 년 전, 미국에서 유럽을 거쳐 한국에 갔던 여행이 있었어요. 원래 계획은 한국을 다녀온 뒤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 뉴델리에 잠깐 들르는 거였어요. 거기 형님이 계셔서,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그동안 못 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어요. 항공권도 그렇게 끊어놨었어요. 그런데 한국에 있는 동안 마음이 바뀌었어요. 뉴델리를 건너뛰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곧장 돌아가는 표로 바꿔버렸어요. 일부러 항공권을 재발권까지 하면서요. 그때는 그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경유 한 번 빼는 정도니까요. 오히려 일정이 단순해져서 잘한 선택이라고 여겼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결정이 그 여행에서 제가 내린 가장 후회되는 선택이었어요. 그렇게 쉽게 바꿀 일이 아니었는데, 저는 너무 가볍게 표를 바꿨어요.하.. 2026. 7. 24. 이전 1 ··· 4 5 6 7 8 9 10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