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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건강29

남자가 무슨 선크림이냐던 내가 아침마다 챙겨 바르는 이유 거울 속 눈가 잡티를 발견한 날몇 년 전 캘리포니아로 장거리 로드트립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며칠 내내 강한 햇살 아래서 운전을 했고, 돌아와서도 창가 자리에서 오후 햇빛을 받으며 일하는 날이 이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거울 속 제 얼굴에서 낯선 걸 발견했어요. 눈가 주변에 전에 없던 칙칙한 잡티가 몇 개 생겨 있었어요. 솔직히 그때까지 저는 선크림을 바르는 남자가 아니었어요. 남자가 무슨 선크림이냐는 생각으로 평생 맨얼굴로 햇볕을 받고 다녔거든요. 여름 바닷가에서 어깨가 벗겨질 정도로 타도 며칠 지나면 돌아오니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얼굴은 더더욱 신경 쓴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잡티를 보는 순간, 이게 단순히 나이 탓이 아니라 그동안 얼굴을 방치해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어.. 2026. 5. 19.
넉 달을 살고 떠나는 날에야 그 골목 소리를 들었어요 몇 달 살았는데 그 동네 소리를 몰랐어요한 도시에서 넉 달을 지내고 떠나던 날이었어요. 짐을 다 싣고 마지막으로 그 골목을 걸어 나왔어요.그때 처음으로 그 길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어요. 어느 집에서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멀리서 새가 울었어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도 들렸고요.넉 달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지나던 길이에요. 그런데 그 소리를 그날 처음 들었어요.그동안 저는 늘 귀에 뭔가를 끼고 있었거든요.그 골목이 조용한 편이라 원래도 들을 게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더 이상했어요. 그 적은 소리마저 넉 달 동안 한 번도 안 들었다는 거잖아요.떠나는 날이라 마음이 좀 느슨했던 것도 있어요. 일이 다 끝났으니 급할 게 없었고요. 평소에는 그 길을 늘 뭔가에 늦은 사람처럼 걸었어요.먹먹한 느낌이 먼저.. 2026. 5. 18.
같은 양을 마셨는데 다음 날이 이틀이 됐어요 같은 양인데 다음 날이 달라졌어요어느 시기부터 술자리 다음 날이 예전 같지 않았어요.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어요. 몇 잔 정도였고 그건 예전에도 하던 양이에요.그런데 다음 날 오전이 통째로 흐릿했어요. 두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속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그냥 진도가 안 나가요.처음에는 그날 자리가 유난히 길었나 했어요. 그런데 짧게 끝난 날도 같았어요.몇 번 반복되고 나서야 인정했어요. 마시는 양이 달라진 게 아니라 제가 달라진 거였어요.기록해 둔 것도 없어서 처음에는 제 착각인가 싶었어요. 예전 기억이 미화된 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같은 자리를 몇 번 겪고 나니 확실해졌어요.같이 마신 분들과 비교해 봐도 그랬어요. 비슷하게 마셨는데 다음 날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만 유난히 오래가는 것 같았어요. 사람.. 2026. 5. 17.
마지막으로 치과에 간 게 언제인지 몰랐어요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인지 몰랐어요어느 날 이가 살짝 시렸어요. 찬 걸 마실 때만 그랬고 금방 사라져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그러다 문득 마지막으로 치과에 간 게 언제인지 떠올려봤어요. 그런데 기억이 안 났어요. 2년인지 3년인지 가늠이 안 되더라고요.다른 병원은 그렇지 않아요. 어디가 아파서 간 거니까 언제 갔는지가 사건과 함께 기억나요. 치과는 아픈 데가 없어도 가는 곳이라 오히려 기억에 안 남아요.그때 알았어요. 저는 아플 때 가는 곳만 관리하고 있었어요.그 시린 느낌도 며칠 있다가 없어졌어요. 없어지니까 또 잊었어요. 그러다 몇 달 뒤에 다시 왔고, 그때야 이게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그리고 제가 관리한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떠올려봤어요. 대부분 눈에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들이었어요. 안 .. 2026. 5. 16.
아침 조명을 샀다가 실패했어요: 못 일어나는 사람에게 안 맞는 방법이었습니다 아침에 못 일어나던 시기가 있었어요한동안 아침이 계속 무거웠어요. 알람을 맞춰놔도 몇 번을 끄고 다시 잤어요.늦게 자서 그런 것도 아니었어요. 일찍 누운 날에도 똑같았어요. 시간으로는 충분히 잤는데 일어나지지가 않았어요.그때 저는 밤에 일하는 날이 많았어요. 시차가 다른 곳과 이야기할 일이 있으면 그 시간에 맞춰야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하루의 앞뒤가 흐려졌어요.그러다 빛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침에 밝은 걸 보면 몸이 아침인 줄 안다는 이야기요.그 시기에 하루의 모양이 계속 흔들렸어요. 어떤 날은 새벽에 자고 어떤 날은 저녁에 졸았어요. 규칙이 없으니 몸이 어느 쪽에도 못 맞추더라고요.주변에서는 일찍 자라고 했어요. 맞는 말인데 그게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상대편 업무 시간에 맞춰야 하는 통화.. 2026. 5. 14.
인공눈물이 5분을 못 갔어요: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은 아무도 안 셉니다 넣어도 5분을 못 갔어요오후만 되면 눈이 뻑뻑했어요. 모래가 굴러가는 것 같다는 표현이 딱 맞았어요.그래서 인공눈물을 늘 책상에 두고 썼어요. 넣으면 잠깐 괜찮아져요. 그런데 5분쯤 지나면 다시 돌아왔어요.하루에 몇 번을 넣었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는 넣는 게 습관이 돼서 뻑뻑하지 않아도 손이 가더라고요.몇 달을 그렇게 지내고 나서야 이게 채워서 될 일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어요.종류를 바꿔보기도 했어요. 여러 개를 사서 번갈아 써봤는데 어느 것도 오래가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제품 문제가 아니라는 것까지는 알았어요.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었어요. 액체라 짐에 넣을 때 신경 쓰이고, 나라를 옮기면 쓰던 걸 못 구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면 또 새로 골라야 했고요.노안인 줄 알았어요그 무렵 저는 이게 나이 문.. 2026.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