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건강29 메뉴판을 멀리 들고 있더래요: 안경 하나 사는 데 몇 달이 걸린 이유 메뉴판을 멀리 들고 있더래요몇 년 전에 식사 자리에서 누가 웃으면서 한마디를 했어요. 메뉴판을 왜 그렇게 멀리 들고 보냐고요. 저는 그때까지 제가 그러고 있다는 걸 몰랐어요. 말을 듣고 나서 팔 위치를 의식해 보니 정말로 평소보다 멀리 들고 있었어요.그 자리에서는 웃고 넘겼어요. 식당이 어두워서 그렇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어요. 언제부터 그렇게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했어요.돌아보면 신호는 그전부터 있었어요. 다만 제가 하나씩 다른 이유를 붙이고 있었어요. 이 식당은 조명이 어둡고, 이 제품은 글씨가 작게 인쇄됐고, 오늘은 좀 피곤하고요. 이유가 매번 달랐으니 하나로 이어 보지 못한 거예요. 각각은 그럴듯한 설명이었고, 그.. 2026. 8. 21. 등록만 하고 안 간 헬스장이 여러 곳이에요: 의지 대신 방식을 바꾼 이야기 등록만 하고 안 간 헬스장이 여러 곳이에요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문제는 그걸 아는 것과 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거죠. 저는 여러 도시에서 헬스장에 등록했다가 몇 번 못 가고 그만둔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등록할 때는 이번엔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돈을 냈으니 아까워서라도 가겠지 싶었고요. 그런데 그 논리는 한 번도 통하지 않았어요.패턴은 늘 비슷했어요. 첫 주는 열심히 가요. 둘째 주에 마감이 겹치면서 한 번 빠져요. 그러면 다음 날 가기가 더 어려워지고, 사흘쯤 안 가면 아예 안 가게 돼요. 그러다 몇 주 지나서 회비 결제 알림을 보고 죄책감만 느끼는 거죠. 도시를 옮기면 그 회원권은 자동으로 정리되고, 새 도시에서 또 같은 일을 반복했어요.몇 번 그러고 나니.. 2026. 8. 15. 4년을 미룬 건강검진: 미룬 이유는 일정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어요 4년을 미뤘어요해외에 살면서 가장 오래 미룬 일이 건강검진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받게 해줬으니 신경 쓸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혼자 일하고 나라를 옮겨 다니게 되니 아무도 챙겨주지 않더라고요. 미국에서 받자니 절차와 비용이 낯설고, 한국에 가서 받자니 일정이 안 맞고요. 그렇게 미루다 보니 4년이 지나 있었어요.사실 이유는 하나 더 있었어요. 무서웠어요. 어딘가 안 좋다는 말을 들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니 굳이 확인해서 걱정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가장 나쁜 논리였는데, 그때는 꽤 그럴듯하게 느껴졌어요.그러다 마음을 바꾼 계기가 있었어요. 비슷한 나이의 지인이 건강 문제로 갑자기 일을 멈추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 2026. 8. 13. 허리띠 구멍이 한 칸 밀렸어요: 체중계 없이 지내며 만든 기준 허리띠 구멍이 한 칸 밀렸어요어느 날 아침에 옷을 입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늘 쓰던 허리띠 구멍이 아니라 한 칸 바깥쪽을 쓰고 있는 거예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도 안 났어요. 아마 몇 주 전부터 조금씩 그러다가 그날 처음 알아챈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여행 중이라 체중계가 없었고, 마지막으로 몸무게를 잰 게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했어요.놀란 건 살이 쪘다는 사실보다 제가 몰랐다는 사실이었어요. 매일 거울을 보는데도 몰랐어요. 조금씩 변하는 건 눈에 안 보이거든요. 거울 속 얼굴은 늘 어제와 비슷하니까요. 몸의 변화는 그렇게 조용히 진행되다가, 허리띠 같은 물건이 알려줄 때가 되어서야 드러나요.사진을 보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몇 달 전 사진과 최근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거울로는 안 보이던 .. 2026. 8. 9. 4층 계단에서 숨이 찼던 날: 체력을 재는 저만의 기준 숨이 찬 게 이상하다고 느낀 날유럽의 오래된 건물에 숙소를 잡은 적이 있어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었어요. 짐을 들고 올라가는 첫날은 당연히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짐 없이 맨몸으로 올라가는데도 3층쯤에서 다리가 무겁고 숨이 차더라고요. 계단 참에서 잠깐 멈춰 숨을 고르는 저를 발견하고 좀 당황했어요. 그때까지 저는 제가 체력이 괜찮은 편이라고 믿고 있었거든요.생각해 보니 근거가 없는 믿음이었어요. 저는 달리기를 꾸준히 했고 걷기도 많이 했어요. 그러니 체력은 문제없을 거라고 여겼죠. 그런데 평지를 달리는 것과 계단을 오르는 건 다른 일이었어요. 평지에서 쓰는 근육과 몸을 위로 밀어 올릴 때 쓰는 근육이 같지 않다는 걸, 4층 계단이 알려준 거예요.나이도 한몫했을 거예요. 이.. 2026. 8. 7. 마흔 넘어 허리를 삐끗하고 알게 된 것 허리를 삐끗한 날,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처음 허리가 삐끗했을 때 저는 그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무거운 걸 든 것도 아니고, 넘어진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앉아 있다가 몸을 옆으로 돌리는 순간 허리 아래쪽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이 났어요. 그날은 조금 뻐근한 정도라 파스 하나 붙이고 넘어갔어요. 살면서 이런 일은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며칠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어요. 원인을 짚어보라면 답도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운동 부족이요.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을 오래 했으니, 허리가 항의하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내린 결론도 단순했어요. 요즘 너무 안 움직였구나, 좀 걸어야겠다. 그 정도였어요. 그때는 이게 몇.. 2026. 7. 21.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