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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

마흔 넘어 허리를 삐끗하고 알게 된 것

by wellnomadness 2026. 7. 21.

허리를 삐끗한 날,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처음 허리가 삐끗했을 때 저는 그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무거운 걸 든 것도 아니고, 넘어진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앉아 있다가 몸을 옆으로 돌리는 순간 허리 아래쪽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이 났어요. 그날은 조금 뻐근한 정도라 파스 하나 붙이고 넘어갔어요. 살면서 이런 일은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며칠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어요. 원인을 짚어보라면 답도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운동 부족이요.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을 오래 했으니, 허리가 항의하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내린 결론도 단순했어요. 요즘 너무 안 움직였구나, 좀 걸어야겠다. 그 정도였어요. 그때는 이게 몇 달짜리 이야기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 주가 지나도 그대로였어요

문제는 낫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일주일이 지나도 비슷했고, 이 주가 지나도 그대로였어요. 통증이 심해지지도 않았지만 사라지지도 않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 한 번,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한 번, 하루에 두어 번씩 꼬박꼬박 존재를 알렸어요. 신발끈을 묶으려고 허리를 숙이는 게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장을 보고 돌아올 때 봉투를 드는 자세를 의식하게 됐어요. 이상했던 건 통증의 크기가 아니라 시간이었어요. 예전에는 이 정도면 사나흘이면 끝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제야 조금 불안해졌어요. 참으면 지나가는 일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참는데도 지나가지 않으니까요. 한 달쯤 지났을 무렵 결국 카이로프랙터를 찾아갔어요. 사실 통증을 없애러 갔다기보다, 이게 왜 안 낫는지 이유를 듣고 싶어서 간 쪽에 가까웠어요.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가 허리에 손을 얹고 잠시 멈춘 모습


거기서 들은 이야기는 예상과 달랐어요

제가 기대한 답은 자세가 나쁘다거나 근육이 약하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러면 운동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돌아온 설명은 조금 달랐어요. 운동 부족도 물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로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마흔을 넘기면서 회복하는 속도 자체가 느려진다는 이야기였어요. 같은 곳을 같은 정도로 다쳐도 몸이 스스로 되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예전과 다르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이 이상하게 또렷하게 기억나요. 놀랐다기보다는, 어딘가 짐작하고 있던 걸 확인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동안 나이 이야기는 저에게 남의 일이었어요. 몸은 관리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지금까지는 대체로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관리는 제가 노력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회복 속도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돌아오는 길에 아,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통증은 잡았지만 속도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 뒤로는 성실하게 움직였어요. 허리 주변을 지탱하는 근육을 쓰는 동작들을 배워서 매일 조금씩 했고, 오래 앉아 있지 않으려고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났어요. 결과는 있었어요. 몇 달에 걸쳐 통증은 확실히 줄었고, 지금은 일상에서 허리를 의식하지 않고 지내요. 그러니까 운동은 분명히 효과가 있었어요. 다만 되돌아오지 않은 게 하나 있어요. 회복 속도요. 운동을 하면서 몸은 예전보다 오히려 나아졌는데, 어딘가 삐끗했을 때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대로 느려요. 재작년에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발목을 접질렸을 때도 그랬어요.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닌데 완전히 편해지기까지 한참이 걸렸어요. 근력은 만들 수 있고 통증도 줄일 수 있지만, 낫는 속도는 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이걸 인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운동을 더 열심히 하면 그것까지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꽤 오래 남아 있었거든요.


조심한다는 말의 뜻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요즘은 동작 하나하나가 신경 쓰여요. 무거운 짐을 들 때 무릎을 굽히는 것부터,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을 때 허리부터 숙이지 않는 것까지 사소한 동작들을 신경 쓰게 됐어요. 예전에는 이런 걸 유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들면 되는 걸 왜 저러나 싶었죠. 지금은 알아요. 그건 유난이 아니라 계산이었다는 걸요. 재미있는 건 조심한다는 말의 의미가 저에게 달라졌다는 점이에요. 예전에 조심한다는 건 아플까 봐 피하는 거였어요. 지금은 아픈 게 문제가 아니에요. 통증 자체는 견딜 만해요. 문제는 그 뒤에 딸려오는 시간이에요. 한 번 삐끗하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거기에 묶여요. 그동안 하려던 것들이 밀리고, 일정이 흔들리고, 기분까지 가라앉아요. 다치는 대가를 통증으로 계산하던 사람이 시간으로 계산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조심하는 건 겁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그 시간의 크기를 알아버렸기 때문이에요.

아침에 일어나 매트 위에서 허리를 천천히 푸는 동작을 하는 모습


회복 기간을 일정에 넣기 시작했어요

요즘 저는 운동을 몰아서 하지 않아요. 한 번에 오래 하는 것보다 매일 십오 분씩 꾸준히 하는 쪽이 저에게는 맞아요. 몰아서 하면 그 자체로 무리가 되고, 무리가 되면 또 회복에 시간이 들어가니까요. 오래 앉아 있다 싶으면 일어나서 몇 분 걷고, 아침에는 허리를 천천히 푸는 동작을 하고 하루를 시작해요. 대단할 것 없는 습관인데, 빼먹으면 며칠 안에 허리가 먼저 알아채요. 달라진 건 또 있어요. 이사나 짐 정리처럼 몸을 크게 쓰는 일이 있으면 그날 하루로 끝내지 않고 이틀에 나눠서 해요. 예전 같으면 하루에 몰아서 끝내고 다음 날 뻐근한 걸로 끝났을 텐데, 지금은 그 뻐근함이 얼마나 갈지 모르니까요. 여행 짐도 가벼워졌어요. 무거운 가방을 메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러워서 애초에 덜 넣게 됐어요. 이런 걸 하나씩 바꾸다 보니 몸 관리라는 말이 저에게는 운동 시간표보다 생활 방식에 가까운 말이 됐어요. 참고로 저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고 여기 적은 건 어디까지나 제 경험이에요. 허리 통증이 오래 간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 보시길 권해요. 저도 한 달을 혼자 버티다 갔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한 달이 가장 아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