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48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 NO를 배우는 데 3년이 걸린 이야기 YES만 하는 사람이 쌓아올린 것오랫동안 NO를 모르고 살았어요. 주변에서 부탁이 들어오면 어떻게든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지인이 부탁할 때는 거절이란 선택지가 아예 없었어요. 거절하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고, 관계가 틀어질 것 같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내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일단 YES부터 했어요. 그게 성실함이고, 그게 좋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믿었어요.그 결과로 쌓인 건 감사함이 아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부탁은 더 많아졌고, 요구는 더 당연해졌어요. YES를 해도 고맙다는 말이 줄어들고, 부탁이 들어오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말이 돌아왔어요. 어느 순간 내 주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게 왜인지는 몰랐어요.그.. 2026. 7. 9. 잘 만들면 알아줄 거라 생각했어요 미국에서 일을 받아서 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한 가지를 당연하게 여겼어요. 결과물이 좋으면 알아준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일을 맡으면 조용히 작업에 몰두했어요. 중간에 이런저런 연락을 하는 건 오히려 상대를 귀찮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 만들어서 깔끔하게 보여주는 게 예의라고 여겼거든요. 한국에서 일할 때는 그게 통했어요. 맡겼으면 믿고 기다리고 결과로 말하는 분위기에 저도 익숙했으니까요. 그런데 미국 쪽 일을 하면서 이 방식이 자꾸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상대는 제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불안해했어요. 처음에는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결과물은 문제없이 나오고 있었고, 오히려 예정보다 앞서갈 때도 있었으니까요. 저는 제 성실함이 당연히 전해질 거라고 믿.. 2026. 6. 13. 아무도 내 일을 봐주지 않는다는 것 사장이면서 직원이에요일을 스스로 꾸린다는 건 사장이면서 동시에 직원이라는 뜻이에요. 위에 보고할 상사도 없고, 옆에서 같이 일할 동료도 없고, 아래에서 일을 나눠 받을 사람도 없어요. 결정을 내리는 것도 저고, 그 결정대로 실제로 일하는 것도 저예요. 처음 이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그게 다 좋아 보였어요. 눈치 볼 사람도 없고, 회의도 없고, 제 시간을 제가 정하니까요. 회사를 다닐 때 그렇게 벗어나고 싶던 것들이 다 사라졌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됐어요. 그 사라진 것들 중에 사실 저를 도와주던 것도 꽤 많았다는 걸요. 저는 회사가 없어졌으면 하는 것만 기억했지, 회사가 조용히 해주던 일들은 생각도 못 했어요. 막상 그게 없어지고 나서야 그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보였어요.아무도 내 일을 봐.. 2026. 6. 10. 잘된 일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어요: 겸손이 아니라 자기 부정이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있었어요일이 잘 풀린 이야기를 할 때 제가 늘 붙이는 말이 있었어요. 운이 좋았다고요.한 번은 오랜만에 만난 분이 요즘 어떠냐고 물으셨어요. 그 무렵 몇 달이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 답하고 넘어갔어요.그날 돌아오면서 좀 이상했어요. 겸손하려고 한 말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그때 처음으로 이게 겸손이 아니라 다른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그런 말을 언제부터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서 자라면서 배운 말투이기도 하고, 실제로 제가 그렇게 느끼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나왔어요.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대화가 편해요. 상대가 부담을 안 느끼고 저도 더 설명할 게 없어지니까요. 그게 편해서 계속 그렇게 했던 것 같기도 해요.잘된 일은 이유를.. 2026. 5. 12. 돈 걱정을 할 데가 없었어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제일 늦게 배우는 것 그 이야기를 꺼낼 데가 없었어요혼자 일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일 자체가 아니었어요. 돈에 관한 걱정을 아무에게도 말 못 한다는 거였어요.회사에 다닐 때는 이런 게 없었어요. 월급이 언제 들어오는지 아니까 걱정할 게 별로 없었고, 회사 사정이 나빠도 그건 회사 걱정이지 제 걱정은 아니었어요.지금은 다 제 걱정이에요. 다음 달에 뭐가 들어올지 제가 알아야 하고, 안 들어오면 그것도 제가 감당해요.그런데 이 이야기를 할 데가 없어요. 친구에게 말하면 걱정을 얹는 것 같고, 옆자리에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것도 여기에 얹혀요. 어떤 달은 여러 건이 겹쳐 들어오고 어떤 달은 아무것도 없어요. 1년으로 놓고 보면 대체로 맞는데, 그 안에서 오르내리는 걸 매달 겪는 건 또 다른 일이더라고요.. 2026. 4. 27. 아침에 일을 시작하지 못하던 문제를 푼 방법 아침 의식을 만들어보려 했어요낯선 도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아침 이야기부터 해야 해요. 창밖에 처음 보는 거리가 펼쳐져 있으면 노트북을 여는 게 잘 안 돼요. 저는 이 문제를 루틴으로 풀어보려고 했어요. 앉기 전에 정해진 순서대로 몇 가지를 하면 뇌가 일할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거든요. 그래서 순서를 만들었어요. 세수를 하고, 가볍게 몸을 풀고, 오늘 할 일을 떠올리고, 물을 한 잔 마시고 앉는 식이었어요. 처음 며칠은 그럴듯했어요. 순서대로 하고 앉으니 뭔가 준비된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기분이 오래가지 않았어요. 두 주쯤 지나니 순서를 다 밟고 앉아도 화면 앞에서 멍하니 있는 날이 생겼어요. 준비만 끝나고 정작 일은 시작되지 않는 거예요.준비 단계가 늘어.. 2026. 4. 8. 이전 1 ···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