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19 마감 5분 전 저장공간 가득, 업로드가 안 됐다 마감 파일을 업로드하려는데 오류 메시지가 떴어요. 저장 공간이 가득 찼다는 내용이었어요. 하필 제출 30분 전이었어요. 화면에 뜬 빨간 경고 문구를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몇 초간 화면을 그대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평소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문구인데, 그날따라 유독 크게 다가왔어요.업로드가 안 되는 이유를 몰랐다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같은 오류만 반복됐어요. 인터넷 연결 문제인 줄 알고 와이파이를 껐다 켜보기도 했어요. 그래도 상황은 똑같았어요. 공유기까지 재부팅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인터넷 속도 문제가 아니라는 걸 그제야 눈치챘어요. 다른 사이트는 다 정상적으로 열리는 걸 보고 나서야 인터넷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어요.오류 메시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그.. 2026. 10. 1. 반년 방치된 이메일 서명 링크, 결국 클라이언트도 몰랐다 새 클라이언트가 보낸 메일에 답장을 하다가 제 이메일 서명을 다시 봤어요. 링크 하나가 깨져 있었어요. 언제부터 이랬는지 전혀 몰랐어요. 별생각 없이 눌러본 그 링크 하나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문제를 통째로 드러내 준 셈이었어요. 그날따라 클라이언트가 보낸 메일에 답장을 하며 제 서명을 유심히 다시 읽어본 게 우연이었는데, 그 우연이 아니었다면 이 문제를 얼마나 더 오래 몰랐을지 상상도 안 됐어요.포트폴리오 링크가 죽은 채로 나가고 있었다서명 속 포트폴리오 링크를 눌러봤어요.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화면만 떴어요. 몇 달 전 사이트 주소를 바꾸면서 서명은 업데이트하지 않았던 게 그제야 생각났어요. 그때는 사이트만 옮기면 끝나는 줄 알았지, 서명이나 다른 곳에 박혀 있는 옛 주소까지 챙길 생각을 전혀 못.. 2026. 9. 28. 클라이언트 브랜드 파일이 버전마다 다 달랐어요: 로고 하나의 교훈 파일을 열 때마다 로고가 조금씩 달랐어요새 클라이언트의 웹사이트 작업을 맡으면서 브랜드 자료를 받았어요. 로고 파일, 컬러 가이드, 폰트까지 다 포함된 압축 파일이었어요. 정리가 잘 돼 있어 보여서 마음이 놓였어요.그런데 파일을 하나씩 열어보니 로고가 폴더마다 조금씩 달랐어요. 어떤 건 여백이 더 넓었고, 어떤 건 색상 톤이 미묘하게 차이가 났어요. 처음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파일명도 제각각이었어요. 최종, 진짜최종, 수정본 같은 이름이 붙은 파일이 대여섯 개나 있었는데, 그중 어느 게 실제로 쓰이는 최신 버전인지 알 수 없었어요.일단 파일 생성 날짜순으로 정렬해봤어요. 가장 최근 날짜의 파일을 기준으로 삼으려 했지만, 그것도 확실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일 생성 날짜는 그저 마지막.. 2026. 9. 27. 화상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 제 화면을 끄고 나서 달라진 것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화상 회의를 하다가 문득 알아차렸어요. 상대가 말하는 동안 제가 화면 구석에 있는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회의 내내 그랬어요. 상대를 보다가도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갔어요.그러고 나서 며칠 신경 써서 봤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한 시간짜리 회의에서 제가 제일 오래 본 게 제 얼굴이었어요.이게 몇 년째였을 텐데 그동안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녹화된 회의를 다시 본 날에 확실해졌어요. 제 시선이 화면 아래쪽으로 자꾸 내려가 있었어요. 상대를 안 보고 있었던 거예요.그리고 그게 상대에게도 보였을 거예요. 눈이 다른 데를 보고 있으면 티가 나잖아요. 집중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보고 있으면 신경이 그쪽으로 가요.. 2026. 8. 30. 일요일 저녁 7시, 회사를 그만둔 지 10년인데도 기분이 가라앉았다 일요일 저녁 7시쯤이면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걸 몇 년 만에 알아차렸어요. 회사를 그만둔 지 10년이 넘었는데도요. 출근할 데가 없는 사람에게 왜 이게 남아 있는지 한참 몰랐어요.일요일 저녁 7시,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았다처음에는 그냥 피곤한가 보다 했어요. 주말에 뭘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저녁이 되면 몸이 무거웠어요.알아차린 건 며칠 기분을 적어보면서였어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적은 건 아니고 그냥 하루 끝에 한 줄씩 썼어요. 요일별로 놓고 보니 표시가 일요일 저녁에만 몰려 있었어요.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몇 주를 봐도 같았어요. 다른 요일 저녁에는 없는 게 그날만 있었어요.이상한 건 제가 월요일에 특별히 힘든 일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월요일에도 화요일과 비슷하게 일해요. 요일 구.. 2026. 8. 28.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한 날: 혼자 일하면 말하는 것도 둔해져요 저녁에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어요어느 날 저녁에 전화를 받았는데 첫마디가 이상하게 나왔어요. 목이 잠긴 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닌데 소리가 안 붙는 느낌이었어요. 두세 마디 하고 나서야 평소 목소리가 나왔어요.감기인가 싶었는데 아니었어요. 생각해 보니 그날 제가 한마디도 안 했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그 전화를 받기까지 소리를 낸 적이 없었어요. 숙소에서 혼자 일했고, 점심도 혼자 먹었고, 필요한 연락은 전부 글로 했어요.그날은 좀 놀랐어요. 말을 안 한 것 자체보다 그걸 몰랐다는 게요. 하루가 다 지나고 목소리가 이상해지고 나서야 알아차렸으니까요.그리고 통화가 끝나고 나서 좀 이상했어요. 20분쯤 이야기했는데 끝나고 나니까 기분이 괜찮았거든요.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에요. 그냥 소리를 냈다.. 2026. 8. 2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