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생산성 (Productivity)77 노트북이 하루아침에 꺼진 날, 백업 장비 없이 일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 여느 때처럼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아침에 노트북을 열었는데 화면이 안 켜졌어요. 몇 번이고 다시 눌러도 검은 화면뿐이었어요. 하필 그 안에 마감이 바로 오늘인 파일이 들어 있었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기계라 더 당황스러웠어요.백업이 하나도 없었다손이 떨리는 채로 일단 휴대폰으로 클라우드부터 확인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동기화가 사흘 전이었어요. 그 사이에 작업한 내용은 노트북 안에만 있었던 거예요. 화면을 몇 번이나 새로고침해봤지만 날짜는 바뀌지 않았어요.동기화 앱이 언제부터 안 됐는지도 몰랐어요. 알림을 몇 번 무시했던 게 기억났어요. 그때 확인했어야 했는데 미뤄뒀던 거예요. 숙소 와이파이가 불안정해서 나온 오류인 줄로만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거예요.외장하드도 없었어요. 예전에는 정기적으.. 2026. 9. 4. 회의 시간이 자꾸 헷갈렸어요: 타임존을 표시해 다시 짠 업무 캘린더 회의 시간이 자꾸 헷갈렸어요중요한 클라이언트와 잡은 회의에 10분 늦었어요. 제가 계산한 시간과 상대가 생각한 시간이 정확히 1시간 차이가 났어요.분명히 전날 밤에 시차를 계산해서 적어뒀는데 어디선가 틀렸어요. 나중에 보니 제가 있는 나라의 표준시가 아니라 예전에 살던 도시 기준으로 계산해놨더라고요.얼른 사과하고 다시 시작했지만 그날 하루가 찜찜했어요. 돌이켜보면 이런 실수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거든요. 상대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 줘서 다행이었지만, 저 혼자는 계속 신경이 쓰였어요.한 달에 한두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회의 시간을 착각해서 늦거나, 반대로 너무 일찍 대기하거나요. 너무 일찍 접속해서 혼자 화면 앞에 앉아 있었던 적도 여러 번이에요.한 번은 새벽 6시 회의인 줄 알고 알람을 맞췄는데 .. 2026. 9. 3. 카드값에서 낯선 결제 항목을 발견한 날, 안 쓰는 구독료 절반을 껐다 한가한 오후에 카드값 명세서를 쭉 훑어보다가 낯선 결제 항목을 발견했어요. 매달 12달러씩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뭔지 기억이 안 났어요.언제 가입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서비스 이름을 하나하나 검색해보니 2년 전에 한 번 써보려고 가입했던 디자인 툴이었어요. 그 뒤로 한 번도 안 열어봤더라고요.그 하나가 아니었어요. 명세서를 몇 달치 뒤져보니 비슷한 게 다섯 개가 더 있었어요. 하나를 찾을 때마다 또 하나가 나와서 나중엔 아예 각오하고 훑어봤어요.클라우드 저장 공간, 화상 회의 툴 유료 버전, 번역 프로그램, 이미지 소스 사이트 두 곳까지요.전부 무료 체험으로 시작했다가 자동으로 결제로 넘어간 것들이었어요. 그때는 나중에 취소해야지 하고 잊어버린 거예요. 일이 몰리는 시기에 가입한 것들이라 그 뒤로 다시 .. 2026. 9. 1. 청구서를 보내고 나서가 진짜 일이었어요: 해외 결제 지연과 환전 수수료 청구서를 보내고 나서가 시작이었어요한 프로젝트를 3개월 만에 끝내고 청구서를 보냈어요. 그 순간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어요.그런데 그다음이 더 길었어요. 입금은 그로부터 47일이 지나서야 됐어요.그 사이에 제가 한 일은 확인 메일을 보내고, 기다리고, 다시 확인 메일을 보내는 것뿐이었어요.일할 때는 제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느껴요. 마감을 정하고 결과물을 만드니까요. 그런데 청구서를 보내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상대 손에 넘어가요.이 시간차를 몇 년째 겪으면서도 매번 새삼스럽게 답답했어요. 일이 끝났다는 감각과 돈이 들어왔다는 감각이 전혀 다른 시점에 오더라고요.그리고 그 47일 동안 저는 다음 일을 또 시작해야 했어요. 통장 잔고와 상관없이 생활은 계속되니까요.회사에 다닐 때는 이런 시간차 자체가 없었어요.. 2026. 8. 31. 3년 거래하던 고객이 조용히 사라졌다, 끝났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3년 동안 매달 일을 주던 곳에서 6개월째 연락이 없어요. 그만하자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요. 그냥 어느 달부터 새 일이 안 왔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끝났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처음 두 달은 그냥 조용한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달이 원래 있으니까요.석 달째에 한 번 연락을 넣었어요. 잘 지내시냐고,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 달라고요. 답은 왔어요. 요즘 정신이 없다고, 정리되면 연락 주겠다고요.그 답이 오히려 애매했어요. 끝났다고 했으면 정리가 됐을 텐데, 그 문장은 아직 안 끝났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계속 기다리는 자리에 남아 있게 됐어요.여섯 달쯤 지나고 나서 인정했어요. 이건 끝난 거구나 하고요. 다만 그걸 확인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혼자 일하면서 알게 된 것 중 .. 2026. 8. 29. 무슨 일을 하셨냐는 질문에 답을 못 했어요: 보여줄 게 없던 10년 무슨 일을 하셨냐는 질문에 답을 못 했어요모임에서 무슨 일 하시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직업은 말할 수 있는데 그다음이 문제였어요. 어떤 걸 하셨냐고 물으시면 거기서 막혀요.제가 한 일은 대부분 이름을 말할 수 없어요. 계약서에 그렇게 되어 있거든요. 어디에 쓰였는지, 누구 것인지 밝히면 안 돼요.그래서 늘 두루뭉술하게 답했어요. 그런 걸 좀 합니다 하고요. 그러면 대화가 거기서 끝나요. 상대도 더 물어보기 애매하니까요.몇 년 그러고 나서 알았어요. 저는 10년 넘게 일했는데 그걸 보여줄 방법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어요. 결과물은 다 남의 것이었고 제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처음에는 이게 겸손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자기 일을 떠벌리지 않는 사람으로요. 그런데 몇 년 지나고 보니 겸손이 아니라 그냥 설명을 .. 2026. 8. 28. 이전 1 2 3 4 5 6 7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