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99 접시를 비우는 게 예의라고 배웠어요: 미국 식당에서 몇 년을 고생한 이유 처음 받아 든 접시가 너무 컸어요미국에 와서 처음 식당에 갔을 때 나온 접시를 보고 좀 놀랐어요. 이게 한 사람 몫이 맞나 싶었어요. 옆 테이블을 봤는데 다들 똑같은 걸 하나씩 받아 놓고 계셨어요.그때는 이 집이 후한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다른 데를 가도 비슷했어요. 몇 군데 다녀보고 나서야 여기 기준이 그렇다는 걸 알았어요.처음 몇 번은 다 먹었어요.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먹고 나면 배가 불편할 정도였는데도 그냥 다 먹었어요.그러고 나서 몇 년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됐어요.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방식을 안 바꿨어요.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컸어요. 한국은 반찬이 여러 개 나와도 각각이 작잖아요. 여기는 접시가 하나인데 그 하나가 커요. 같은 한 끼인데 구성이 완전히 달라요.음.. 2026. 4. 12. 낯선 도시에서 내 이름을 아는 사람: 호텔 프런트에서 만든 느슨한 연결 그 도시에서 나를 알아보는 유일한 사람낯선 도시에 도착해서 며칠이 지나면 이상한 순간이 와요. 일은 평소처럼 하고 있고, 밥도 잘 챙겨 먹고 있는데, 문득 오늘 하루 종일 제 이름을 부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에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마트에서 계산하고, 노트북 앞에서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그중 어느 것도 저를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아니었던 거예요. 일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몰랐다가, 노트북을 덮고 나면 그제야 방이 조용하다는 게 느껴져요. 그럴 때 제가 기대는 사람들이 있어요. 화려한 네트워킹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니에요. 제가 묵고 있는 숙소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들과 조식 식당의 스태프들이에요. 호텔에 오래 머무는 생활을 하다 보니, 이분들이 그 도시에서 저를 알아보는 거의.. 2026. 4. 9. 몸이 방전되면 온천으로 갑니다: 프라하 비어 스파에서 일본 온천까지 어깨가 돌덩이가 되던 날들노트북 하나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자유로운 일이에요. 회사에 매이지 않는다는 건 여전히 큰 장점이에요. 그런데 그 자유에는 청구서가 따라와요. 몸이라는 청구서예요. 낯선 도시의 숙소 책상은 높이가 제각각이고, 의자는 대부분 식탁 의자예요. 그런 환경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화면에 빨려 들어가듯 일하다 보면, 어느 날 어깨가 돌덩이처럼 굳어 있는 걸 발견하게 돼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참았어요. 스트레칭 몇 번 하고 파스를 붙이면 되겠지 했는데, 도시를 몇 번 옮기고 나니 뻐근함이 풀리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갔어요.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함보다 뻣뻣함이 먼저 느껴지는 날이 많아졌어요.그때부터 저만의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몸이 한계에 왔다 싶을.. 2026. 4. 9. 아침에 눈을 떴는데 여기가 어딘지 몰랐어요: 몇 초짜리 세수로 넘깁니다 눈을 떴는데 여기가 어딘지 몰랐어요아침에 깨서 천장을 보는데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던 적이 있어요. 몇 초쯤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그 몇 초가 길게 느껴졌어요.창문이 어느 쪽인지, 문이 어디인지, 화장실을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가 안 떠올랐어요.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하나씩 맞춰졌어요.처음 겪었을 때는 좀 놀랐어요. 어디 아픈 건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하루는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갔어요.그 뒤로 몇 번 더 있었어요. 공통점을 찾아보니 전부 옮긴 지 얼마 안 된 시기였어요.밤에 화장실을 가려다 벽에 부딪힌 적도 있어요. 불을 안 켜고 예전 방 구조대로 걸어간 거예요. 그러고 나서 한참 웃었는데 생각해 보면 좀 서글프기도 했어요.길게 자고 일어난 날에 더 심했어요. 낮잠을 오래 잔 뒤에도 비슷.. 2026. 4. 2. 낯선 방에서 첫날 밤을 보내는 방식 첫날 밤은 거의 항상 설쳤어요숙소를 옮긴 날 밤에 잘 못 자는 건 오래된 일이에요. 아무리 피곤해도 그래요. 비행기를 오래 타고 와서 몸은 녹초인데 눈만 말똥말똥한 밤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침대가 불편한 것도 아니고, 방이 시끄러운 것도 아니에요. 그냥 잠이 얕아요. 두어 시간마다 깨고, 깰 때마다 여기가 어디였는지 잠깐 생각해야 해요. 이상한 건 다음 날부터는 괜찮다는 거예요. 같은 침대, 같은 방인데 이틀째부터는 푹 자요. 그러니까 문제는 침대가 아니라 첫날이라는 조건 자체였어요. 나중에 이게 꽤 알려진 현상이라는 걸 알았어요. 낯선 곳에서 자는 첫날 밤에는 뇌가 완전히 쉬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어요. 몸의 절반은 자고 절반은 주변을 살피는 셈이라고 해요. 그 설명을 보고 나서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 2026. 3. 31. 앉아서 하는 명상에 실패하고 찾은 방법 명상 앱을 세 번 지웠어요명상을 해보려고 한 적이 여러 번 있어요. 주변에서 좋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앱을 깔았어요. 안내 음성에 따라 눈을 감고 호흡을 세는 방식이었어요. 결과는 매번 비슷했어요. 삼 분쯤 지나면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순서대로 떠올랐고, 그걸 밀어내려다 보면 오히려 더 또렷해졌어요. 잘 안 되는 제가 문제인 것 같아서 더 답답했어요. 그러다 결국 앱을 지웠어요. 그렇게 세 번을 반복했어요. 나중에는 명상은 나랑 안 맞는 거라고 정리해버렸어요.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디는 사람이 있는 거라고요. 실제로 저는 가만히 있는 시간을 잘 못 견뎌요. 뭐라도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쪽이에요. 그런 사람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 그게 제일 어려운 주문이에요.호수 앞 벤치에 그.. 2026. 3. 31. 이전 1 ···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