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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가90

사흘이면 끝날 감기를 이 주로 만든 이야기: 혼자 일하는 사람의 병가 아파도 대신할 사람이 없어요회사를 다닐 때는 아프면 병가를 냈어요. 하루 쉬면 팀에서 누군가 제 일을 봐줬고, 돌아오면 밀린 일이 조금 쌓여 있는 정도였어요. 혼자 일하기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그 안전망이 사라졌다는 거예요. 제가 누우면 그날 일은 아무도 하지 않아요. 고객에게 가야 할 답장도, 마감을 앞둔 작업도 그대로 멈춰요. 그래서 저는 오랫동안 아픈 걸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버텼어요. 목이 칼칼하면 약을 털어 넣고, 열이 조금 나면 두꺼운 옷을 입고 앉아 일했어요.그렇게 버티는 게 프로페셔널한 태도라고 생각했어요. 아파서 일정을 미루는 건 신뢰를 잃는 일이라고 믿었거든요. 낯선 나라에서 겨우 만든 고객들이라, 한 번의 지연이 관계를 끝낼 수도 있다는 불안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그.. 2026. 8. 4.
한 달이면 될 줄 알았던 프로그램이 일 년이 된 이유 이삿짐 견적 프로그램 하나만 만들어달라는 부탁미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일하던 때였어요.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프로그램 개발 의뢰를 받았어요. 이삿짐 견적을 계산해 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짐의 종류와 양, 이동 거리 같은 걸 입력하면 견적이 나오는 구조라고 했어요. 설명만 들었을 때는 계산 로직 몇 개와 입력 화면 하나면 되겠다 싶었어요. 짐이 몇 개인지 넣고 거리를 곱하면 금액이 나오는, 어렵지 않은 구조로 보였거든요. 의뢰한 지인도 마찬가지였어요. 간단한 거니까 금방 되지 않겠냐고 했고, 저도 그 말에 동의했어요. 아는 사이니까 가격도 편하게 매겼어요. 정식으로 받을 금액보다 한참 낮은 액수를 불렀고, 기간은 한 달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봤어요. 견적서라고 할 것도 없이 간단한 내용만 정리해서 .. 2026. 7. 20.
시카고에서 침대 밖으로 나오기까지: 국제 전화카드로 버티던 시절과 아침 산책의 시작 가족도 친구도 없는 도시에 혼자 남겨진 기분미국 정착 초창기, 시카고에서 보낸 시절 이야기예요. 그때 저는 멘탈이 가장 바닥까지 내려갔던 시기를 겪었어요. 가족도 그립고, 친구도 그립고, 일은 많은데 돈은 되지 않았어요. 하루 종일 일에 파묻혀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정말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고 만나고 싶은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한국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가족은 늘 가까이에 있었어요. 그런데 시카고에서는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했어요. 낯선 언어, 낯선 시스템, 낯선 거리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느낌이었어요. 몸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는데, 마음 붙일 곳이 없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어요. 특히 주말이 무서웠어요. 평일에는 일이라도 붙잡고.. 2026. 7. 18.
멀티태스킹을 끊고 알게 된 것: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굴리다 배운 몰입의 효율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맡았던 시절혼자 일하기 시작하고 몇 년쯤 지났을 때의 이야기예요. 그동안 일이 끊길까 봐 늘 불안했는데, 어느 달에 프로젝트 문의가 두 건이 거의 동시에 들어왔어요. 하나는 진행 중이던 웹사이트 리뉴얼이었고, 다른 하나는 새로 들어온 온라인 예약 시스템 구축이었어요. 일정이 겹친다는 걸 알면서도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일감 두 개는 곧 몇 달치 생활비였으니까요. 오전에는 이쪽, 오후에는 저쪽, 이렇게 하루를 반으로 나눠서 쓰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계산했어요.처음 일주일은 계획대로 되는 것 같았어요. 오전에 리뉴얼 작업을 하다가 점심을 먹고 예약 시스템으로 넘어갔어요. 스스로가 꽤 유능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두 개의 일을 동시에 굴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 2026. 7. 17.
완벽주의를 버리고 80%에서 먼저 보여주는 법: 1인 기업가의 프로젝트 완성 전략 미국에 자리 잡으며 더 심해진 완벽주의예전에 미국에 처음 건너와 현지 로컬 비즈니스의 첫 웹사이트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이야기예요. 저는 원래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었는데, 타지에서의 생존이 걸린 첫 작업이라 그 강박이 유독 심했어요. 여기서 인정받지 못하면 다음 일도, 미국 정착도 어려워질 거라는 불안이 항상 밑에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버튼의 둥근 모서리 반경, 모바일 화면의 1픽셀 오차까지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봤어요. 문제는 완벽한 결과물이라는 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거의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다시 확인하면 또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보였고, 그걸 고치려고 손을 대면 주변 레이아웃까지 같이 틀어져서 고쳐야 할 부분이 더 늘어났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수정의 반복이었어요.돌이켜.. 2026. 7. 15.
돈보다 시간을 먼저 본다: 1인 기업가가 프로젝트를 고르는 기준 돈이 된다고 무작정 맡았을 때 생긴 일1인 기업가로 일하다 보면 수익이 좋은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 거절하기 쉽지 않아요. 다음 달 수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래요. 로펌(Law Firm) 웹사이트 개발 의뢰가 들어왔을 때도 그랬어요. 생각할 시간도 없이 거의 바로 수락 답장을 보냈어요. 금액은 정말 좋았어요. 평소 받던 프로젝트 단가의 두 배가 넘었어요. 문제는 기간이 단 일주일이었다는 거예요. 법률 분야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고, 도메인을 파악할 시간도 없이 무작정 개발을 시작했어요. 처음 이틀은 기존 프로젝트를 하듯 순조로웠어요. 그런데 마감이 다가올수록 속도가 더뎌졌어요. 일주일 안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이 쌓이면서 오히려 손이 느려지기 시작했어요. 마감 이틀 전부터는 밤샘 작업에 들어갔.. 2026.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