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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17

삼 년 만에 단가를 올린 날: 두려워한 대화는 세 줄로 끝났어요 삼 년 동안 같은 금액을 받았어요한 고객과 삼 년 넘게 일한 적이 있어요. 처음 계약할 때 정한 금액을 그대로 삼 년 동안 받았어요. 그 사이에 제 실력은 늘었고, 작업 속도도 빨라졌고, 맡는 범위도 조금씩 넓어졌어요. 그런데 금액만 그대로였어요. 물가는 오르는데 제 단가만 삼 년 전에 멈춰 있었던 거예요.올려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다만 말을 못 꺼냈어요. 관계가 좋았거든요. 오랫동안 잘 지내온 사이에 돈 이야기를 꺼내서 분위기를 망칠까 봐 두려웠어요.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생각도 있었어요. 올려달라고 했다가 다른 사람을 찾겠다고 하면 어쩌지. 그 두려움 때문에 저는 매년 올려야지 생각만 하고 넘어갔어요.지금 돌아보면 제 안에 이상한 논리가 있었어요. 오래 함께한 고객에게는 예전 가격을 유.. 2026. 8. 9.
매출의 절반이던 고객과 헤어진 이야기: 시간당으로 계산해 보고 알았어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고객혼자 일하다 보면 한 고객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는 시기가 와요. 저에게도 그런 고객이 있었어요. 제 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그 한 곳에서 만들고 있었어요. 처음 몇 년은 좋았어요. 일이 꾸준히 들어오니 다음 달 걱정을 안 해도 됐고, 그 안정감이 컸어요. 문제는 그 관계가 서서히 변해갔다는 거예요.언제부터인가 요청이 주말에 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급한 일이려니 하고 받아줬는데, 그게 기본이 됐어요. 합의한 범위 밖의 일이 자연스럽게 얹혔고, 그걸 지적하면 이 정도는 서비스로 해줄 수 있지 않냐는 답이 왔어요. 회의는 자꾸 길어졌고, 결정은 미뤄졌다가 마감 직전에 뒤집혔어요. 그럴 때마다 밤을 새우는 건 제 몫이었어요.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알게 된 것한계에 온 건 어느 분.. 2026. 8. 6.
노트북이 안 켜지던 아침 노트북 하나에 다 들어 있어요제 일은 노트북 한 대 안에 다 들어 있어요. 작업 파일도, 지금까지 만든 결과물도, 주고받은 메일과 자료도 전부 그 안에 있어요. 사무실이 따로 없으니 이 노트북이 곧 제 사무실이에요. 어디를 가든 가방에 이거 하나만 넣으면 일할 준비가 끝나요. 처음엔 그게 참 홀가분했어요. 무거운 서류함도, 고정된 책상도 없이 제 일 전부를 가방 하나에 담아 다닐 수 있다는 게요.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이 노트북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지. 제 일 전부가 이 작은 기계 하나에 들어 있다는 건, 뒤집어 보면 이거 하나만 잘못되면 전부가 사라진다는 뜻이기도 했어요. 그 생각을 처음 했을 때는 조금 아찔했는데, 그때만 해도 설마 그런 일이 있겠나 싶어 그냥 넘겼어요... 2026. 7. 31.
돈 달라는 말이 제일 어려웠어요 돈 달라는 말이 제일 어려웠어요제 일을 직접 꾸리게 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워야 했는데, 그중에 제일 배우기 힘들었던 게 돈 이야기를 꺼내는 거였어요. 일 자체는 어떻게든 해내요. 밤을 새워서라도 결과물은 만들어내요. 그런데 다 만들고 나서 이제 돈을 주세요, 하고 말하는 그 한마디가 저에게는 제일 어려웠어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저는 원래 부탁이나 요구를 잘 못 하는 사람이에요. 상대가 조금이라도 불편해할까 봐 신경이 쓰이고, 돈 이야기를 꺼내면 그동안 좋게 쌓아온 관계가 갑자기 삭막해지는 것 같았어요. 분명히 제가 받아야 할 돈인데도, 그 말을 하는 제가 뭔가 야박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상대가 알아서 챙겨주기를 은근히 기다렸어요. 일만 잘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 2026. 7. 28.
출퇴근이 없으니 하루에 끝이 없어요 출퇴근이 없다는 것출퇴근이 없는 생활을 오래 하고 있어요. 회사를 다닐 때는 이런 삶을 부러워했어요. 아침에 만원 지하철에 시달릴 일도 없고, 정해진 시간에 어디로 갈 필요도 없으니까요. 실제로 그런 자유는 좋아요. 그런데 이 생활을 해보면 아무도 잘 말해주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출퇴근이 없다는 건 하루에 시작도 끝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언제 시작해도 되고 언제 끝내도 되니까, 거꾸로 말하면 하루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가 흐릿해요. 저는 이게 생각보다 큰 문제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어요. 자유롭게 쓰라고 통째로 주어진 하루가, 오히려 손가락 사이로 다 새어나가더라고요.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오늘도 그런 날이에요. 아침부터 뭔가 계속 하고는 있는데 정신은 하나도 없어요.정신없는 .. 2026. 7. 25.
만료일을 적지 않은 프로모션 광고 천 달러에 만들어드립니다웹사이트 제작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낸 광고 문구가 그거였어요. 천 달러에 만들어드립니다. 프로모션이라는 말도 붙였어요. 그때 저는 이 일로 이름이 알려진 것도 아니었고, 보여줄 만한 작업물도 몇 개 없었어요. 가격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효과가 있었어요.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몇 달 만에 손이 부족할 만큼 일이 들어왔어요. 그 시기에 만든 사이트들이 나중에 제 포트폴리오가 됐으니, 그 선택 자체는 지금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광고에는 한 줄이 빠져 있었어요. 언제까지인지가 없었어요. 프로모션이라고 써놓고 끝나는 날을 정하지 않은 거예요. 그때는 그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요. 일이 들어오는 게 급했지 언제 끝낼지는 생각할 겨를이.. 202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