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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생활3

옷 몇 벌로 사는 노마드의 빨래 옷이 몇 벌 안 돼요저는 옷이 몇 벌 없어요. 가진 걸 다 들고 다녀야 하니 옷장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상의 몇 개, 하의 두어 개, 그걸 돌려가며 입어요. 처음 이렇게 다니기 시작할 때는 옷이 부족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사실 집에 옷장 가득 옷이 있어도 손이 가는 건 늘 몇 벌뿐이잖아요. 저는 그 몇 벌만 들고 다니는 셈이에요. 덕분에 아침에 뭘 입을지 고민할 일도 없어요. 어차피 선택지가 몇 개 안 되니까요. 그런데 옷이 적다는 건 편한 만큼 대가도 있어요. 같은 옷을 자주 입으니 그만큼 자주 빨아야 한다는 거예요. 옷이 많으면 며칠은 안 빨고 버틸 수 있는데, 저는 그럴 여유가 없어요. 입을 게 몇 벌 안 되니 조금만 미뤄도 바로 입을 옷이 떨어지거든요.. 2026. 8. 1.
받을 주소가 없다는 것 주소를 적는 칸에서 멈칫해요어떤 서류나 화면을 채우다 보면 늘 잠깐 멈칫하는 칸이 있어요. 주소를 적는 칸이에요. 대부분의 양식은 사람에게 고정된 집 하나가 있다고 전제하고 만들어져 있어요. 그런데 저는 몇 주, 길어야 몇 달 단위로 지내는 곳을 옮겨요. 그러니 여기에 뭘 적어야 하나 매번 고민이 돼요. 지금 묵고 있는 숙소 주소를 적자니 곧 떠날 곳이고, 그렇다고 딱히 내 집이라고 할 만한 곳도 없어요.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그 칸이 저에게는 늘 애매한 질문이에요. 처음에는 이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순간이 쌓이다 보니 알게 됐어요. 세상은 사람이 한곳에 산다는 걸 기본값으로 두고 돌아간다는 걸요. 그 기본값에서 벗어난 사람에게는 사소한 데서 자꾸 걸리는 게 생겨요. 주소라는 게 그저 위.. 2026. 7. 29.
낯선 나라에서 머리 자르기 노마드 생활에서 제일 겁났던 일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일을 다 스스로 해결해야 해요. 낯선 곳에서 장을 보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급하면 약국을 찾는 일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어요. 그런데 유독 오래도록 겁이 났던 일이 하나 있어요. 바로 머리를 자르는 거예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그깟 머리 자르는 게 뭐가 무섭냐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게 꽤 부담스러운 일이에요. 우선 말이 잘 안 통해요. 원하는 걸 정확히 설명해야 하는데 그게 제일 어려워요. 게다가 한번 자르면 되돌릴 수가 없어요.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고, 숙소가 별로면 다음엔 다른 데 가면 돼요. 그런데 머리는 잘못 잘라도 몇 주 동안 그 상태로 다녀야 해요. 마음에 안 드는 결과를 몸에.. 2026.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