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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

알약 열 개를 먹다가 한 달을 끊어봤어요: 남은 건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by wellnomadness 2026. 5. 27.

한때 알약을 열 개 넘게 먹었어요

마흔을 넘기고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 저는 보충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처음에는 한두 가지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아침마다 챙겨 먹는 알약이 열 개가 넘어가 있었어요. 미국은 이런 제품을 사기가 너무 쉬워요. 마트 한 통로가 전부 보충제고, 온라인에서는 며칠이면 집 앞에 도착하니까요.

그중 하나가 베르베린이었어요. 미국식 식사를 하고 나면 오후에 몰려오는 졸음이 있었는데, 그걸 줄여준다는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봤거든요. 실제로 먹기 시작한 뒤 몇 주 동안은 오후가 나아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동안 무거운 식사가 예정된 날이면 미리 챙겨 먹었어요.

정리하고 남은 보충제 두 통과 옆으로 치워둔 여러 개의 빈 통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먹는 게 늘어날수록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졌거든요. 오늘 컨디션이 좋으면 그게 어떤 것 덕분인지, 아니면 그냥 잘 자서인지 구분이 안 됐어요. 열 가지를 동시에 먹으면서 각각의 효과를 판단한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늘어난 방식도 돌아보면 이상했어요. 어떤 건 유튜브에서 보고 샀고, 어떤 건 마트에서 할인하길래 담았고, 어떤 건 아는 사람이 좋다고 해서 따라 샀어요. 제가 뭐가 부족한지 확인하고 고른 게 아니라,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나씩 추가한 거예요. 그러니 빼야 할 이유도 딱히 없었고, 그래서 계속 쌓이기만 했어요.


전부 끊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실험을 하나 했어요. 한 달 동안 전부 끊어본 거예요. 처음 며칠은 불안했어요. 몸이 나빠지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었어요. 오후에 졸린 날도 있었고 안 졸린 날도 있었는데, 그건 보충제를 먹던 시기에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때 알았어요. 제 오후 컨디션을 좌우하는 건 알약이 아니라 다른 것들이었다는 걸요. 전날 몇 시간 잤는지, 점심에 뭘 얼마나 먹었는지, 식사 후에 걸었는지 같은 것들이요. 이 세 가지가 훨씬 크게 작용했고, 보충제는 그 위에 얹힌 아주 작은 변수였어요. 어쩌면 변수도 아니었을지 모르고요.

돌아보면 저는 보충제를 먹으면서 정작 중요한 걸 미루고 있었어요. 점심을 가볍게 먹는 건 참기 힘든 일이고, 산책은 시간이 필요한데, 알약 하나 삼키는 건 3초면 되니까요. 쉬운 걸 하면서 어려운 걸 한 기분이 들었던 거예요. 그게 이 실험에서 얻은 가장 뼈아픈 깨달음이었어요.

끊는 과정이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어요. 며칠 지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오면 이게 안 먹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다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그러면 실험이 무의미해지니까 참았어요. 한 달을 채우고 나서야 그 며칠이 그냥 평범하게 안 좋은 날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뭔가를 끊으면 그 뒤의 모든 안 좋은 일이 그것 때문처럼 보인다는 걸 그때 배웠어요.


하나씩 다시 넣어봤어요

한 달을 비우고 나서는 하나씩 다시 넣어봤어요. 한 번에 하나만, 몇 주씩 두고 보면서요. 이렇게 하니 그제야 무엇이 저에게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떤 건 넣으나 빼나 차이를 못 느꼈고, 어떤 건 확실히 아쉬웠어요.

결과적으로 지금 제가 먹는 건 두어 가지뿐이에요. 나머지는 다시 넣지 않았어요. 베르베린도 그중 하나예요. 다시 먹어봤을 때 예전에 느꼈던 차이가 재현되지 않았거든요. 처음 몇 주의 효과는 새로운 걸 시작했다는 기대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인 성분 이름이나 용량은 여기 적지 않으려고 해요. 제 몸에서의 결과일 뿐이고, 어떤 성분은 복용 중인 약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들었어요. 특히 대사나 혈당과 관련된 성분은 더 그렇다고 하고요. 이런 건 인터넷의 후기가 아니라 의사나 약사에게 물어봐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씩 넣어보는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려요. 다섯 가지를 확인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리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안 거치고 그냥 다 먹는 쪽을 택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다만 그렇게 하면 평생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 채로 돈과 시간을 쓰게 되더라고요. 몇 달 걸려서라도 한 번은 정리해 볼 만한 일이었어요.


보충제보다 확실했던 것들

보충제를 정리하고 나서 남은 시간과 돈을 다른 데 썼어요. 그중 효과가 확실했던 세 가지를 꼽자면 이래요. 첫째는 점심 양을 줄이는 거예요. 배부름이 70퍼센트쯤 됐을 때 수저를 놓으면 오후가 완전히 달라져요. 둘째는 식사 후 15분 걷기고요. 셋째는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거예요.

이 세 가지는 돈이 안 들고, 어느 나라에 있든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효과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요. 어느 날 점심을 과하게 먹으면 그날 오후에 바로 티가 나거든요. 인과가 눈에 보이니까 계속하게 돼요. 보충제는 몇 달을 먹어도 그런 확인이 안 되니까 결국 믿음으로 먹는 셈이었어요.

한 가지 더 있다면 건강검진이에요. 몇 년을 미루다가 받았는데, 그 결과지에 적힌 숫자가 제 몸에 대해 알려준 게 그동안 먹은 어떤 것보다 많았어요. 무엇이 괜찮고 무엇을 관리해야 하는지가 나오니까요. 짐작으로 이것저것 챙겨 먹는 것보다 한 번 제대로 확인하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었어요. 순서를 반대로 하고 있었던 셈이에요.


돈 계산도 해봤어요

정리하면서 계산을 해보니 매달 나가던 금액이 적지 않았어요. 하나하나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인데 열 가지가 모이니 꽤 됐어요. 게다가 미국에서 사면 값이 더 나가고, 도시를 옮길 때마다 챙겨 다니는 부피와 무게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짐을 줄이려고 애쓰면서 한편으로는 알약 통을 여러 개 들고 다니고 있었던 거예요.

지금은 그 돈으로 장을 봐요. 좋은 재료로 직접 해 먹는 쪽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투자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제 결론이지 모두에게 맞는 답은 아니에요. 특정 성분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거나 의사의 권유가 있다면 그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고요.


쉬운 해결책을 경계하게 됐어요

이 경험 이후로 저는 몸에 관한 쉬운 해결책을 경계하게 됐어요. 뭔가를 먹어서 해결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단 의심부터 해요. 대개는 잠을 더 자거나, 덜 먹거나, 더 움직이는 지루한 답이 정답이더라고요. 그 지루한 답이 어려우니까 사람들이 알약을 찾는 거고, 저도 그랬어요.

혹시 지금 아침마다 여러 알약을 챙겨 드시고 있다면, 무엇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저는 그게 안 되는 걸 알고 나서 정리를 시작했어요. 다만 끊는 것도 함부로 할 일은 아니에요. 저처럼 일반 건강기능식품 수준이라면 몰라도, 처방받아 드시는 것이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고 결정하셔야 해요.

지금 제 아침은 훨씬 단순해졌어요. 알약 통을 늘어놓고 하나씩 세던 시간이 사라졌고, 이동할 때 챙길 것도 줄었어요. 무엇보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 뭘 빼먹었나 자책하지 않게 됐어요. 그날 잘 못 잤거나 전날 과하게 먹었거나, 원인이 대개 분명하거든요. 몸에 대해 아는 게 늘어난 게 아니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게 된 것에 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