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9 화상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 제 화면을 끄고 나서 달라진 것 회의 내내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화상 회의를 하다가 문득 알아차렸어요. 상대가 말하는 동안 제가 화면 구석에 있는 제 얼굴을 보고 있었어요.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회의 내내 그랬어요. 상대를 보다가도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갔어요.그러고 나서 며칠 신경 써서 봤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한 시간짜리 회의에서 제가 제일 오래 본 게 제 얼굴이었어요.이게 몇 년째였을 텐데 그동안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녹화된 회의를 다시 본 날에 확실해졌어요. 제 시선이 화면 아래쪽으로 자꾸 내려가 있었어요. 상대를 안 보고 있었던 거예요.그리고 그게 상대에게도 보였을 거예요. 눈이 다른 데를 보고 있으면 티가 나잖아요. 집중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보고 있으면 신경이 그쪽으로 가요.. 2026. 8. 30. 일과 쉼의 경계는 스스로 긋는 선이었어요 일이 언제 끝나는지 모르겠어요저는 일이 끝나는 시간이 딱히 없어요. 정해진 퇴근 시각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예전에 어딘가에 속해 일할 때는 몇 시가 되면 일이 끝났어요. 자리를 정리하고 문을 나서면 그걸로 오늘 일은 마무리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선이 없어요. 노트북만 열면 언제든 일할 수 있으니, 뒤집어 보면 언제든 일하고 있는 셈이에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메일을 확인하고, 밥 먹다가도 일 생각을 하고, 밤에 누워서도 내일 할 일을 떠올려요. 일이 하루의 특정 시간에 담겨 있지 않고 온종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거예요. 처음엔 이게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원할 때 일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어요. 원할 때 일할 수 있다는 건, 원치 않을 때도 일에서 못 벗어난다는.. 2026. 8. 3. 깨끗한 책상이 저에게는 정답이 아니었어요 저는 책상이 어수선한 사람이에요저는 책상이 늘 어수선한 사람이에요. 게다가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일하다 보니, 그 어수선한 책상이 몇 주마다 통째로 바뀌어요. 숙소가 바뀌면 책상도 바뀌니까요. 그래서 책상 정리라는 게 저에게는 남들과 조금 다른 문제였어요. 아무튼 일을 하다 보면 자료며 메모며 이것저것이 책상 위에 쌓여요. 정리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닌데, 며칠만 지나면 다시 그 상태가 돼요. 그런데 책상을 깨끗이 비우면 집중이 잘된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어요. 노트북 하나만 남기고 다 치우라는 조언도 많이 봤고요. 어수선한 책상이 정신까지 어수선하게 만든다는 말도 있었어요. 그런 말들을 들으면 제 책상이 문제인 것 같아서 마음이 좀 불편했어요. 남들은 다 깨끗한 책상에서 집중해서 일하는데 저만.. 2026. 6. 9. 스마트폰 흑백 모드 활용법: 숏폼의 유혹을 끊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설정 틈만 나면 숏폼을 넘기고 있었어요어느 날 오후, 십 분만 쉬려고 소파에 앉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사십 분째 숏폼을 넘기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더 놀란 건 그 사십 분 동안 뭘 봤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스마트폰으로 비즈니스를 꾸리는 사람이라 폰을 멀리할 수도 없는데, 폰을 잡을 때마다 일 확인은 삼 분, 무의식적인 스크롤은 삼십 분이 되는 날이 반복됐어요. 처음에는 제 의지력을 탓했어요. 마흔 넘어서 숏폼에 빠진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했고요.그런데 이게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계기가 있어요. 구글에서 디자인 윤리를 담당했던 트리스탄 해리스가 한 이야기를 접했는데, 앱들이 슬롯머신처럼 색상과 알림을 설계해서 사용자의 주의를 붙잡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거였어요. 빨간 알림 배지,.. 2026. 5. 30. 창문이 안 열리는 방에서 일해 보고 알게 된 것: 오후가 무거운 건 제 탓이 아니었어요 몇 시간 지나면 방이 무거워져요문을 닫고 한자리에서 2~3시간쯤 일하면 방의 공기가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딱히 답답하다고 표현하기도 애매한데, 머리가 한 겹 둔해지고 글이 잘 안 읽혀요. 저는 이걸 오랫동안 체력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잠을 덜 잤나, 점심을 많이 먹었나 하면서요.그래서 대응도 늘 제 몸 쪽으로 했어요. 뭘 더 마시거나, 잠깐 눕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요. 방을 의심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방은 아침에도 그대로였고 지금도 그대로니까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침의 방과 3시간 뒤의 방은 같은 방이 아니었어요.이게 특히 심했던 건 작은 방에서 일할 때였어요. 숙소가 원룸이거나 방 하나를 통째로 작업실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공간이 좁을수록 그 무거워지는 속도가 빨라요. .. 2026. 5. 25. 환율을 하루에 열 번씩 보던 시절: 확인하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더라고요 하루에 몇 번이나 확인했는지 세어봤어요한동안 저는 환율을 하루에 열 번 넘게 봤어요. 수입은 달러로 들어오는데 지내는 나라의 물가는 그 나라 돈으로 계산되니까, 숫자 하나가 움직이면 제 한 달이 달라지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일하다 보고, 자기 전에 또 봤어요.환율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뉴스에서 경기 이야기가 나오면 끝까지 읽었고, 업계 소식도 챙겨 봤어요. 답을 기다리는 메일이 있으면 메일함을 몇 분마다 새로 고쳤고요. 그때는 이게 상황을 파악하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했어요.그렇게 된 계기는 있었어요. 한 도시에 몇 달 머무는 동안 환율이 꽤 움직인 적이 있는데,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 장을 볼 때마다 계산이 안 맞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 숫자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2026. 5. 2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