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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3

한국에서 온 친구와 보낸 며칠, 여행 온 사람과 사는 사람은 시간표가 달랐다 한국에서 친구가 놀러 온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든 감정은 반가움이 아니었어요. 그 주에 마감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생각을 한 제가 좀 별로였어요.반가운데 계산이 먼저 됐다연락을 받자마자 달력을 열었어요. 그 주에 뭐가 있는지, 며칠을 비울 수 있는지를 봤어요.그러고 나서 좀 이상했어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인데 제가 일정부터 계산하고 있었으니까요.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요. 저는 여기서 살고 있는 거지 여행 중이 아니거든요. 친구가 오는 그 주에도 일은 그대로 있어요.회사에 다니면 휴가를 내면 되잖아요. 저는 낼 데가 없어요. 안 하면 그만큼 밀리고 그건 다음 주로 넘어가요.그래서 반가움과 부담이 같이 왔어요. 이 감정을 친구에게 말할 수는 없어서 그냥 좋다고만 했고요.돌아보면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 2026. 8. 30.
넉 달을 매일 마주쳤는데 이름도 몰랐어요: 짧게 사는 사람의 이웃 엘리베이터에서 매일 마주치는 분이 있었어요한 건물에 넉 달쯤 살았을 때예요. 아침에 나가는 시간이 비슷해서 거의 매일 같은 분과 엘리베이터를 탔어요.처음 며칠은 가볍게 인사를 나눴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 고개만 까딱하게 됐고, 나중에는 각자 휴대전화를 봤어요.이상한 건 그게 어색해서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인사를 더 이어가면 다음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 다음을 만들 생각이 없었거든요.떠나는 날 짐을 들고 나오다 그분과 마지막으로 마주쳤어요. 저는 그날도 그냥 고개만 까딱하고 나왔어요.그 넉 달 동안 그분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몇 층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름이 뭔지요. 매일 봤는데도 그래요.돌아보면 제가 먼저 닫은 쪽이었어요. 상대는 처음에 몇 마디 더 붙이려고 했던 것 .. 2026. 8. 29.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 NO를 배우는 데 3년이 걸린 이야기 YES만 하는 사람이 쌓아올린 것오랫동안 NO를 모르고 살았어요. 주변에서 부탁이 들어오면 어떻게든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지인이 부탁할 때는 거절이란 선택지가 아예 없었어요. 거절하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고, 관계가 틀어질 것 같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내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일단 YES부터 했어요. 그게 성실함이고, 그게 좋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믿었어요.그 결과로 쌓인 건 감사함이 아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부탁은 더 많아졌고, 요구는 더 당연해졌어요. YES를 해도 고맙다는 말이 줄어들고, 부탁이 들어오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말이 돌아왔어요. 어느 순간 내 주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게 왜인지는 몰랐어요.그.. 2026.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