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3 약국에서 생긴 일, 증상을 손짓으로 설명해 20분 만에 겨우 통했다 목이 퉁퉁 붓고 열이 오르는데 약국 진열대 앞에서 아무 글자도 못 읽었어요. 손짓 발짓으로 20분을 버틴 끝에 약 하나를 겨우 손에 쥐었어요.증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며칠 전부터 목이 조금 칼칼하다 싶더니 그날 아침엔 아예 침을 삼키기도 힘들 정도로 부어 있었어요.숙소 근처 약국을 검색해서 찾아갔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막막해졌어요. 진열장에 붙은 라벨이 전부 현지어라 어떤 게 감기약이고 어떤 게 소화제인지 구분조차 안 됐어요.번역 앱을 켜고 증상을 입력해서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정작 목이 아프다는 단어를 어떻게 검색해야 할지부터 헷갈렸어요.겨우 문장 하나를 완성해서 화면을 내밀었는데, 약사님이 그걸 보고 다시 뭔가를 빠르게 되물으셨어요. 그 말은 또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요.결국 목을 손으로 감싸.. 2026. 9. 11. 타향에서 혼자 열이 39도까지 오른 밤, 상비약부터 다시 채웠다 새벽 3시에 체온계를 봤어요. 눈금이 39도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방에는 저 혼자였고, 다음 날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그냥 버티면 될 줄 알았다열이 오르기 시작한 건 저녁부터였어요.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누워서 자면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있었으면 엄마한테 전화하거나 편의점에서 뭐라도 사 왔을 텐데, 여기선 그럴 사람이 없었어요. 몇 시간을 그렇게 뒤척이며 아침이 오기만 기다렸어요.밤이 깊어질수록 열은 더 올랐어요. 몸이 떨리고 이불을 몇 겹을 덮어도 추웠어요. 창문을 다 닫고 히터까지 켰는데도 한기가 가시지 않았어요.그때 처음 알았어요. 혼자 있다는 게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 아플 때만 갑자기 크게 느껴지는 거였어요.물을 가지러 부엌까지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2026. 8. 31. 도착 사흘째에 탈이 났어요: 새 도시 첫 사흘을 보내는 법 도착 사흘째에 탈이 났어요새 도시에 도착하면 저는 그 지역 음식부터 찾아 먹어요. 그게 그곳에 왔다는 실감을 주거든요. 그런데 그 습관 때문에 여러 번 고생했어요. 한 번은 도착 사흘째 되는 날 밤부터 배가 뒤틀리기 시작했어요. 새벽 내내 화장실을 오갔고, 아침에는 일어설 힘도 없었어요. 하필 그날 오후에 화상 회의가 잡혀 있었는데, 취소 메일을 쓰는 손이 떨릴 정도였어요.돌아보면 원인은 뻔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사흘 동안 낯선 음식만 먹었고, 그중에는 길거리에서 산 것도 있었어요. 물도 그냥 수돗물을 마셨고요. 여행자에게 흔한 일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흔한 일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이틀을 통째로 잃었고 일정도 밀렸어요.그날 새벽에 제일 힘들었던 건 몸보다 상황이었어요. 낯선 숙소에.. 2026.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