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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생산성 (Productivity)

금요일 오후를 비워둔 이유: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어요

by wellnomadness 2026. 8. 9.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을 몇 년 했어요

혼자 일하면서 가장 무서운 건 제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 계속 먹고살 수 있느냐는 문제예요. 조직에 있으면 교육을 보내주거나, 새로운 걸 아는 동료가 옆에서 알려주기도 해요. 혼자면 그런 게 없어요. 배우는 것도 제가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은 곧 돈이 되지 않는 시간이에요. 그래서 저는 몇 년 동안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고객의 문의 내용이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예전에는 안 나오던 용어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제가 대답을 얼버무리는 일이 생겼어요. 아직 일이 끊긴 건 아니었지만, 이대로 몇 년이 더 지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가 배울 시간을 내기로 한 시점이었어요.

더 무서웠던 건 제가 그 변화를 늦게 알아챘다는 거예요. 매일 일은 하고 있었으니 스스로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그 일은 전부 제가 이미 할 줄 아는 것들이었어요. 잘하는 것만 반복하면 하루는 잘 굴러가지만 몇 년이 지나도 제자리인 셈이에요. 바쁜 것과 성장하는 건 다른 이야기라는 걸 그때 실감했어요.


일감으로 배우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강의를 결제했어요.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진도는 초반에 멈춰 있었어요. 급한 일이 생기면 강의부터 미뤘거든요. 마감이 있는 일과 마감이 없는 공부 중에 뭘 미룰지는 뻔했어요. 그렇게 결제만 하고 안 듣는 강의가 몇 개 쌓였어요.

방식을 바꾼 건 새 기술을 실제 일에 끼워 넣으면서부터예요. 규모가 작고 일정이 여유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골라서, 거기에 배우고 싶던 방식을 적용해 봤어요. 마감이 있으니 미룰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실제 문제를 풀면서 배우니 강의를 들을 때보다 훨씬 오래 남았어요. 다만 이건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 반드시 여유 있는 일정에서만 해요. 고객이 급한 일에 제 연습을 얹으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되돌릴 수 있는 상태를 늘 만들어두고 시작해요. 새 방식이 잘 안 풀리면 원래 하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게요. 실제로 절반쯤 진행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되돌린 적도 있어요. 그래도 그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어요. 이 방식이 어떤 상황에 안 맞는지를 알게 된 것도 배움이니까요.

금요일 오후가 표시된 달력과 손글씨 메모가 적힌 노트


금요일 오후를 비워뒀어요

그러다 좀 더 확실한 방법을 찾았어요. 아예 시간을 고정해 버리는 거예요. 저는 금요일 오후를 새로운 걸 익히는 시간으로 정해두고, 그 시간에는 고객 일정을 잡지 않아요. 달력에 미리 막아두니까 다른 일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요. 처음에는 그 반나절이 아까웠는데, 지금은 그게 제 사업의 유지비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그 시간을 다른 일로 채우지 않는 거예요. 저도 처음 몇 주는 급한 일이 생기면 그 시간을 썼어요. 그런데 한 번 예외를 만들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예외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고객 일정이 아무리 급해도 이 시간만큼은 다음 주로 넘겨요. 이 원칙 하나를 지키느냐가 배움이 이어지느냐를 갈랐어요.

고객에게 이 시간을 어떻게 설명할지도 고민이었어요. 처음에는 개인 일정이 있다고만 했는데, 지금은 솔직하게 말해요. 금요일 오후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시간으로 비워둔다고요. 걱정과 달리 반응이 좋았어요. 어떤 고객은 그래서 이 사람에게 맡기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계속 배우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오히려 신뢰가 된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무엇을 배울지 고르는 기준

시간을 냈다고 끝이 아니었어요. 세상에 배울 건 너무 많고, 새로운 것들이 계속 쏟아져요. 한때는 눈에 띄는 걸 다 건드려 봤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 것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어요. 그래서 기준을 세웠어요. 고객이 실제로 물어본 적 있는 것부터 배우는 거예요.

저는 고객과의 대화에서 나온 낯선 단어를 따로 적어둬요. 대답을 얼버무렸던 순간도 함께요. 그 목록이 곧 제 학습 계획이에요. 시장이 저에게 뭘 요구하는지를 고객이 알려주는 셈이니까요. 유행을 쫓는 것보다 이 방식이 훨씬 실속 있었어요. 배운 걸 바로 다음 상담에서 쓸 수 있으니 동기도 유지되고요.

한 번에 하나만 붙잡는 것도 규칙으로 정했어요. 목록에 열 개가 적혀 있어도 이번 분기에는 하나만 해요. 여러 개를 동시에 건드리면 전부 어중간해진다는 걸 예전에 겪었거든요. 하나를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된 다음에 목록의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요. 그렇게 하니 일 년에 서너 가지밖에 못 배우지만, 그 서너 가지는 확실히 제 것이 돼요.


배운 걸 붙잡아두는 방법

배우고 나서 몇 달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였어요. 그래서 지금은 익힌 걸 짧게 기록해 둬요. 잘 정리된 문서가 아니라,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풀었는지를 메모하는 정도예요. 나중에 같은 문제를 만나면 그 메모가 저를 구해줘요. 실제로 일 년 전 메모 덕분에 반나절 걸릴 일을 이십 분에 끝낸 적도 있어요.

메모를 남기는 형식도 단순하게 정해뒀어요. 무엇을 하려 했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어떻게 풀었는지 세 줄이면 끝이에요. 예쁘게 정리하려고 하면 부담스러워서 안 쓰게 되거든요. 저는 한동안 제대로 된 학습 노트를 만들겠다고 욕심을 부리다가 아예 기록을 안 하게 된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대충 적어두는 쪽을 택해요. 안 쓴 완벽한 문서보다 대충 쓴 세 줄이 낫더라고요.

그리고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해 보면 확실히 남아요. 저는 고객에게 작업 내용을 설명할 때 새로 배운 부분을 일부러 풀어서 이야기해요. 설명하려면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니까, 그 과정에서 구멍이 드러나요. 설명이 막히는 지점이 곧 제가 덜 배운 지점이더라고요.

혼자 배우는 게 외롭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막히면 물어볼 동료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같은 분야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공간 한두 곳에 들어가 있어요. 매일 들여다보지는 않지만, 정말 막혔을 때 질문을 올릴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남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방향 감각이 생겨요.


혼자 일할수록 스스로 투자해야 해요

돌아보면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어요. 정확히는 배울 시간을 만들지 않았던 거예요. 눈앞의 일이 늘 더 급해 보였고, 급한 것을 처리하다 보면 중요한 게 밀렸어요. 그런데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걸 익히는 건 취미가 아니라 사업을 유지하는 일이에요. 아무도 대신 시켜주지 않으니 스스로 시간표에 넣는 수밖에 없어요.

지금 몇 년째 같은 방식으로만 일하고 계시다면, 이번 주 달력에 반나절만 막아보세요. 강의를 결제하는 것보다 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게 순서였어요. 저는 강의만 사놓고 몇 년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그걸 알았어요.

그 반나절이 당장 매출을 만들지는 않아요. 그래서 비어 보이고 아까워 보여요. 하지만 몇 년 뒤에도 일이 들어오게 만드는 건 이번 주에 처리한 급한 일이 아니라 그 반나절에 쌓인 것들이더라고요. 저는 지금도 금요일 오후가 되면 잠깐 망설이는데, 그때마다 고객의 낯선 단어에 얼버무리던 제 목소리를 떠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