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받은 입금액이 예상보다 적었어요
클라이언트가 보냈다는 송금액과 제 통장에 찍힌 금액이 달랐어요. 자카르타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입금 내역을 확인하다가, 분명 2천 달러를 보냈다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70달러 넘게 적은 금액이 들어와 있었어요. 처음엔 클라이언트가 실수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중간에서 은행들이 떼간 수수료 때문이었어요.
그동안 해외 송금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금액이 줄어드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처럼 명확한 숫자로 눈앞에 보이니 더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어요. 1년 동안 받은 송금 내역을 전부 꺼내 계산해보기로 했어요. 코워킹 스페이스 공용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숫자들을 하나씩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1년 치 송금 내역을 다시 계산해봤다
엑셀을 열어 지난 1년간 받은 모든 입금 건을 정리했어요. 클라이언트가 보낸 금액과 실제 수령액을 나란히 적고 차이를 계산했어요. 결과를 보고 적잖이 놀랐어요. 평균적으로 건당 3에서 5퍼센트가 중간에서 사라지고 있었어요. 1년 치를 합산하니 그 금액이 웬만한 숙박비 두 달 치와 맞먹었어요.
표를 다 채우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어요. 건마다 보면 몇만 원, 몇십 달러 수준이라 그동안은 "그 정도야 뭐"하고 넘겼던 금액들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쌓이고 쌓여 숙박비 두 달 치가 된다는 걸 숫자로 직접 보니, 그동안 얼마나 무심하게 돈을 흘려보냈는지 실감이 났어요.

문제는 이 수수료가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클라이언트가 보낸 은행, 중계 은행, 제가 받는 은행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조금씩 떼어가는 구조였어요. 게다가 환율도 실제 시장 환율보다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영수증에는 "수수료 0원"이라고 적혀 있어도, 환율 차이로 그만큼을 손해 보고 있었던 거예요.
특히 은행 간 전신송금(SWIFT)을 이용할 때 피해가 컸어요. 중계 은행을 몇 군데 거치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데, 이건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미리 알 방법이 없었어요. 그동안 "원래 그런 건가 보다" 하고 넘겼던 손실이, 숫자로 정리하고 나니 더는 넘어갈 수 없는 금액이 돼 있었어요.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해 중계 은행이 몇 곳을 거쳤는지 물어봤는데, 담당자조차 정확히 답해주지 못했어요.
여러 송금 서비스를 직접 비교해봤다
그날부터 해외 송금 전문 서비스 몇 곳을 비교하기 시작했어요. 같은 금액을 기준으로 각 서비스의 예상 수령액을 직접 계산기에 넣어 비교했어요. 일반 은행 전신송금과 비교했을 때, 전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건당 수수료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확인했어요. 환율도 실제 시장가에 훨씬 가까웠어요.
다만 서비스마다 장단점이 있었어요. 어떤 곳은 수수료는 저렴한데 송금 완료까지 며칠이 걸렸고, 어떤 곳은 빠른 대신 큰 금액에서는 수수료가 다시 올라갔어요. 클라이언트가 있는 나라에 따라 지원 여부도 달라서, 모든 클라이언트에게 하나의 방법만 쓸 수는 없었어요.
결국 주요 거래 통화별로 가장 유리한 서비스를 따로 정리해 표로 만들었어요. 달러 거래는 이 서비스, 유로 거래는 저 서비스, 하는 식으로요. 처음엔 번거로워 보였지만, 한 번 정리해두니 그다음부터는 클라이언트의 통화만 확인하면 바로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 있어서 오히려 일이 간단해졌어요.
클라이언트에게 먼저 제안하기 시작했다
비교 결과를 바탕으로, 새 계약을 맺을 때마다 결제 방법을 먼저 제안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어요. 예전에는 클라이언트가 편한 방식대로 보내주면 그냥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이 서비스로 보내시면 저희 둘 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요"라고 먼저 안내해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오히려 이런 제안을 반겼어요. 그들 입장에서도 송금 수수료는 아까운 비용이었으니까요.
물론 일부 대기업 클라이언트는 자체 회계 규정 때문에 지정된 은행 송금만 가능하다고 해서,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기존 방식을 유지해요. 그래도 전체 거래의 7할 정도는 더 저렴한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었어요.
계약서에 수수료 부담 조항을 넣기 시작했다
또 하나 바꾼 건 계약서 문구였어요. 예전에는 송금 수수료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었는데, 이제는 "송금 수수료는 발신인이 부담한다"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넣어요. 사소해 보이지만 이 한 줄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꽤 컸어요. 조항이 없으면 중간에서 떼인 수수료만큼 제가 손해를 보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그 책임 소재가 명확해졌어요.
처음 이 조항을 넣었을 때 혹시 클라이언트가 불쾌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는 프리랜서라는 인상을 준 것 같았어요. 전문성은 결국 이런 작은 조항 하나에서도 드러나는구나 싶었어요. 한 클라이언트는 오히려 "이 조항 덕분에 저희 회계팀과의 대화가 더 쉬워졌다"는 피드백까지 보내줬어요.
작은 퍼센트가 쌓이면 큰 금액이 된다
3퍼센트, 5퍼센트는 건당으로 보면 크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런데 1년, 2년이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그 자카르타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숫자를 다시 계산해보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도 그 손실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을 거예요.
지금은 새 클라이언트와 계약할 때마다 결제 방식부터 먼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일하는 방식이나 결과물만큼이나, 돈이 오가는 통로를 점검하는 것도 1인 기업가에게는 중요한 업무라는 걸 그 70달러짜리 차이가 가르쳐줬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어나가는 돈을 막는 일도, 결국 매출을 늘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걸 그때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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