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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생산성 (Productivity)

세 가지를 동시에 건드리다 아무것도 못 끝낸 주: 10분만 먼저 적어보세요

by wellnomadness 2026. 8. 14.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가 있어요

혼자 일하면 일이 고르게 들어오지 않아요. 몇 주째 조용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 곳에서 동시에 연락이 오는 식이에요. 저에게도 그런 주가 있었어요.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의 마감이 다가오는데, 다른 고객의 급한 수정 요청이 들어왔고, 그 와중에 새 문의까지 겹쳤어요. 전부 이번 주 안에 답을 줘야 하는 것들이었어요.

그때 제가 한 행동이 지금 생각하면 최악이었어요. 모든 걸 조금씩 건드린 거예요. 아침에 마감 작업을 조금 하다가, 수정 요청 메일이 신경 쓰여서 그쪽을 보고, 그러다 새 문의에 답장을 쓰기 시작했어요. 하루가 끝났을 때 세 가지 모두 진행 중이었고 완료된 건 하나도 없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는 셋 다 어디까지 했는지 다시 파악해야 했고요.

더 나빴던 건 마음 상태였어요. 뭘 하고 있어도 다른 두 개가 머릿속에 떠 있으니 어느 것에도 집중이 안 됐어요. 일하는 내내 쫓기는 기분이었는데 결과물은 안 나오는, 가장 소모적인 상태였어요.


일단 전부 적어놓고 봐요

그 주를 지나고 나서 방식을 정했어요. 일이 몰릴 때 제일 먼저 하는 건 시작하는 게 아니라 적는 거예요. 지금 제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종이에 적어요. 각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인지, 대략 몇 시간이 걸릴지를 옆에 써요. 이 작업에 10분쯤 걸리는데, 이 10분이 나머지 며칠을 결정해요.

적어놓고 보면 대개 두 가지를 알게 돼요. 하나는 생각보다 항목이 적다는 거예요.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을 때는 엄청나게 많아 보였는데, 적어보면 대여섯 개인 경우가 많아요. 다른 하나는 정말 급한 게 그중 한둘뿐이라는 거예요. 나머지는 급해 보였을 뿐 며칠 여유가 있는 것들이더라고요.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으면 모든 게 똑같이 무거워요. 뇌가 크기를 구분하지 못하니까요. 종이에 옮기는 순간 그것들이 각각의 크기를 갖게 돼요. 저는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일에 뛰어들 때마다 후회했어요. 급할수록 적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데, 정작 그때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더라고요.

번호를 매긴 할 일 목록이 적힌 노트와 닫아둔 노트북


기준은 두 가지예요

순서를 정할 때 저는 두 가지만 봐요. 마감이 언제인지, 그리고 이걸 안 했을 때 뭐가 잘못되는지요. 마감이 급하면서 안 하면 큰일 나는 것이 1순위예요. 대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확정된 마감이 여기 해당해요. 반대로 마감이 급해 보이지만 미뤄도 별일 없는 것들이 있어요. 새 문의 같은 게 그래요. 하루 늦게 답해도 대부분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한 가지 더 챙기는 게 있어요.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일은 우선순위를 올려요. 제가 자료를 넘겨야 상대가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면, 그건 제 일이 늦어지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일이 멈추는 거니까요. 이런 건 30분이면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처리하는 게 전체를 빠르게 해요.

반대로 뒤로 미루는 기준도 명확해졌어요. 지금 안 해도 다음 주에 하면 되는 일, 제가 아니어도 되는 일, 그리고 제 욕심으로 하고 있던 일이요. 마지막이 의외로 많았어요. 요청받지 않았는데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붙잡고 있던 부분들이요. 평소에는 그게 제 강점이지만 몰리는 주에는 그것 때문에 정작 약속한 것을 못 지키게 되더라고요.


순서를 정했으면 그것만 봐요

순서를 정하고 나면 그다음이 더 중요해요. 1순위를 하는 동안 나머지를 머릿속에서 내려놓는 거예요. 저는 이게 제일 어려웠어요. 다른 것들이 계속 신경 쓰이거든요. 그래서 물리적인 장치를 만들었어요. 종이에 적어둔 목록을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거예요. 적혀 있으니 잊어버릴 리 없다는 걸 확인하면 머리가 조금 놓아줘요.

그리고 1순위 작업 중에는 메일함을 닫아요. 몰리는 시기에는 새로운 요청이 계속 들어오는데, 그걸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순서가 매시간 흔들려요. 지금 정한 순서는 아침에 가진 정보로 정한 최선이고, 정말 급한 일이면 전화가 오겠지 하고 넘겨요. 실제로 전화가 온 적은 거의 없었어요. 급하다고 느끼는 건 대개 보내는 쪽이 아니라 받는 제 쪽이더라고요.

하나를 끝내면 그때 목록을 다시 봐요. 그 사이에 상황이 바뀌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때도 전체를 다시 짜지는 않아요. 다음 하나만 고르고 다시 그것에 들어가요. 한 번에 하나씩 닫아나가는 방식이 결국 가장 빨랐어요. 목록에서 줄을 그어 지우는 그 순간이 다음 하나를 시작할 힘이 되기도 하고요.


못 하는 것은 미리 말해요

목록을 적어보면 물리적으로 다 못 하겠다 싶은 주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럴 때 일단 다 받아놓고 밤을 새워 어떻게든 해냈어요. 결과는 품질이 떨어지거나 몸이 상하거나 둘 다였고요. 지금은 다르게 해요. 못 하겠다 싶으면 그날 안에 상대에게 알려요.

알릴 때는 그냥 늦어진다고만 하지 않아요. 지금 일정이 이래서 이 작업은 언제쯤 시작할 수 있고 언제 드릴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적어요. 그러면 상대도 자기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요. 대부분은 알겠다고 해요. 사람들이 화나는 건 늦어지는 게 아니라 아무 말 없이 늦어지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 연락은 빠를수록 좋아요. 마감 당일에 말하면 상대에게 선택지가 없지만, 사흘 전에 말하면 조정할 여유가 있어요. 저는 늦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면 확실해지기 전이라도 미리 신호를 보내요.


몰리는 시기는 반복돼요

몇 년 기록을 보니 일이 몰리는 시기도 어느 정도 패턴이 있었어요. 조용한 달이 있으면 그 뒤에 몰리는 달이 오더라고요. 그걸 알고부터는 조용한 시기에 미리 준비를 해둬요. 자주 쓰는 문서 양식을 정리해 두거나, 반복되는 작업의 절차를 적어두거나요. 몰릴 때 그 준비가 시간을 벌어줘요.

그리고 몰리는 주에는 다른 것들을 의도적으로 줄여요. 운동은 짧게 하더라도 거르지 않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 시간이나 안 급한 관리 업무는 잠시 미뤄요. 모든 걸 평소대로 유지하면서 일까지 몰아치면 결국 어딘가 무너지거든요. 무엇을 잠시 내려놓을지 미리 정해두면 그 주가 훨씬 수월해요.

잠은 절대 줄이지 않아요. 이게 제일 중요한 원칙이에요. 몰리는 주에 시간을 만들려면 잠부터 줄이게 되는데, 그러면 다음 날의 처리 속도가 떨어져서 결국 더 오래 걸려요. 흐릿한 정신으로 8시간 일하는 것보다 맑은 머리로 5시간 일하는 게 결과물이 나아요. 저는 몇 번 밤을 새워보고 나서야 그 계산을 인정했어요.


불안이 아니라 목록이 결정하게

돌아보면 일이 몰릴 때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일의 양이 아니라 순서를 모르는 상태였어요.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니 불안했고, 불안하니 이것저것 건드렸고, 그러니 아무것도 안 끝났어요. 목록을 적고 순서를 정하는 10분이 그 고리를 끊어줬어요.

지금 여러 일이 한꺼번에 몰려서 머리가 복잡하시다면, 시작하기 전에 10분만 써서 전부 적어보세요. 마감과 결과를 옆에 적고 순서를 매기고, 1순위만 붙잡으세요. 다 못 할 것 같으면 그날 안에 알리시고요. 저는 이 방식으로 몰리는 주를 여러 번 넘겼고, 밤을 새우는 일은 거의 없어졌어요. 일의 양은 그대로인데 그 주를 대하는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