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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관리45

정전 속 낯선 이웃의 노크, 양초 하나로 마음이 놓였다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이 숙소에서 아직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문을 열어보니 옆집 사람이 서 있었어요. 그 짧은 순간이 이 도시에서 지낸 며칠 중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어요.정전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그날 저녁 갑자기 건물 전체가 정전됐어요. 노트북 배터리만 믿고 일을 하던 중이라 크게 당황했어요. 배터리도 얼마 안 남아 있었어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작업 중이라 더 초조했어요. 화면이 꺼지기 전에 최대한 저장부터 해두려고 급하게 손을 움직였어요. 저장 버튼을 몇 번이나 눌렀는지 모르겠어요. 혹시라도 작업한 내용이 날아갈까 봐 그 짧은 순간에도 신경이 곤두섰어요.두꺼비집을 찾아봐야 하는지, 관리실에 연락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어요. 낯선 숙소라 구조도 익숙하지 않았고.. 2026. 9. 30.
손끝이 따끔거려서 알아챘어요: 다시 시작된 손톱 물어뜯기 손끝이 아파서야 알아챘어요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다가 손끝이 따끔거렸어요. 무심코 손을 봤더니 엄지손톱 옆 살이 벗겨져 있었어요. 며칠째 계속 물어뜯고 있었던 흔적이었어요.언제부터 이랬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났어요. 그냥 어느 순간부터 손톱 끝이 자꾸 신경 쓰였고, 그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어요.손을 살펴보니 엄지뿐 아니라 검지 손톱도 짧게 물어뜯긴 상태였어요. 몇몇 손가락은 손톱 모양 자체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어요.이 버릇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 떠올려봤어요. 확실히 기억나는 건, 초등학생 때 시험 기간마다 손톱을 물어뜯던 습관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때는 어머니가 손톱에 쓴 약을 발라주셔서 겨우 고쳤던 기억이 났어요. 그 뒤로 이십 년 넘게 이런 버릇 없이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 2026. 9. 29.
창가의 시든 화분 예닐곱 개, 결국 돌보는 법을 배웠다 이번 숙소 창가에도 작은 화분을 하나 놨어요. 며칠 전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는 걸 보면서, 문득 이게 몇 번째 화분인지 세어보고 싶어졌어요. 창틀에 걸터앉아 시든 잎을 만지작거리다가, 이 반복되는 패턴을 한 번쯤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이번에도 결국 시들어버렸다새 숙소에 도착할 때마다 저는 꼭 작은 화분을 하나 사요. 방이 조금이라도 사람 사는 느낌이 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첫 주는 물도 꼬박꼬박 주고, 햇빛 방향에 맞춰 자리도 옮겨주고 나름 정성을 들여요. 그런데 둘째 주쯤 되면 일이 바빠지면서 화분에 신경 쓰는 걸 자꾸 잊어버려요. 물을 며칠 걸러도 티가 안 나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는 날이 늘어나요.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잎이 축 늘어져 있는 걸 발견해요. 놀라서 물을 듬뿍 줘보.. 2026. 9. 27.
사진첩을 넘기다 몇 달째 내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혼자 찍는 습관 사진첩을 넘기다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휴대폰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최근 몇 달치를 쭉 넘겨봤어요. 음식 사진, 풍경 사진은 많은데 정작 제 얼굴이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었어요.처음엔 그냥 우연이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한 달, 두 달, 세 달을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사진 속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그걸 찍는 사람으로만 존재하고 있었어요.예전 사진첩을 열어보니 몇 년 전만 해도 셀카나 누군가 찍어준 제 사진이 꽤 있었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났어요.날짜별로 훑어보다가 한 지점에서 뚝 끊긴 걸 알았어요. 그 이후로는 정말 단 한 장도 없었어요.그 지점이 정확히 어느 도시로 넘어가던 시기였는지도 떠올려봤어요. 신기하게도 혼자 다니는 일정이 유독 많아진 시기와 맞아.. 2026. 9. 26.
작심삼일로 끝난 운동이 몇 번째인지 세어봤다, 방법을 바꾸고 달라진 것 운동화를 새로 산 게 이번이 몇 번째인지 세어봤어요. 서랍 속에 거의 안 신은 운동화가 세 켤레나 있었어요.시작은 늘 의욕이 넘쳤다새 도시로 옮길 때마다 이번엔 진짜 운동을 꾸준히 해보겠다고 다짐했어요. 도착하자마자 근처 헬스장부터 검색하고, 러닝화도 새로 장만했어요.첫 주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매일 아침 알람을 맞추고 나가서 뛰거나, 저녁에 헬스장에 들러 한 시간씩 운동했어요.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에 스스로도 뿌듯했어요.주변 사람들에게 이번엔 진짜 꾸준히 해볼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어요. 그 말을 뱉어놓으니 오히려 더 의욕이 붙는 것 같았고, 첫 며칠은 그 다짐대로 착착 지켜졌어요.그런데 둘째 주가 되면 이상하게 이유가 하나씩 생겼어요. 마감이 급한 일이 생기거나, 전날 늦게까지 일해서 피곤하.. 2026. 9. 21.
몇 년 쓰던 체중계를 치워버렸어요: 숫자 대신 몸으로 느끼기로 한 이유 몇 년 쓰던 체중계를 결국 치워버렸어요아침마다 눈 뜨자마자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몇 년간의 루틴이었어요. 화장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거였어요.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그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숫자 하나에 기분이 통째로 좌우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어제보다 숫자가 조금 늘면 아침부터 기분이 가라앉았고, 조금 줄면 괜히 하루가 잘 풀릴 것 같았어요.이상한 건 그 숫자가 실제로 제 컨디션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는 거예요. 전날 물을 많이 마셨는지, 화장실을 다녀왔는지에 따라서도 숫자는 크게 흔들렸어요.그런데도 저는 매일 그 숫자에 하루를 걸고 있었어요. 몸무게가 늘어난 날은 아침 식사량을 줄이고, 줄어든 날은 괜히 여유를 부리는 식이었어요. 제 몸 상태를 체중계가 정.. 2026.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