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3 나흘째 한국어를 한마디도 안 한 걸 깨달았어요: 혼잣말로 채운 언어 감각 나흘째 한국어를 한마디도 안 했다는 걸 깨달았어요숙소에서 혼자 일하다가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 아침에 무슨 말을 했는지 떠올려봤는데, 전부 영어였어요.달력을 거꾸로 세어봤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어로 대화한 게 나흘 전이었어요. 가족과 짧은 영상통화를 한 게 마지막이었어요.그 나흘 동안 카페 직원, 배달 기사, 클라이언트, 숙소 직원과 대화를 했지만 전부 영어였어요. 한국어를 쓸 상대가 아예 없었던 거예요.이상하게도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갑자기 입이 근질거렸어요. 딱히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한국어로 뭔가 말하고 싶어졌어요.혼잣말로 오늘 할 일을 한국어로 중얼거려봤어요. 그런데 단어가 바로 안 나오는 순간이 몇 번 있었어요. 분명 아는 단어인데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2026. 9. 14. 넉 달을 매일 마주쳤는데 이름도 몰랐어요: 짧게 사는 사람의 이웃 엘리베이터에서 매일 마주치는 분이 있었어요한 건물에 넉 달쯤 살았을 때예요. 아침에 나가는 시간이 비슷해서 거의 매일 같은 분과 엘리베이터를 탔어요.처음 며칠은 가볍게 인사를 나눴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 고개만 까딱하게 됐고, 나중에는 각자 휴대전화를 봤어요.이상한 건 그게 어색해서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인사를 더 이어가면 다음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 다음을 만들 생각이 없었거든요.떠나는 날 짐을 들고 나오다 그분과 마지막으로 마주쳤어요. 저는 그날도 그냥 고개만 까딱하고 나왔어요.그 넉 달 동안 그분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몇 층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이름이 뭔지요. 매일 봤는데도 그래요.돌아보면 제가 먼저 닫은 쪽이었어요. 상대는 처음에 몇 마디 더 붙이려고 했던 것 .. 2026. 8. 29. 말이 중심이 아닌 자리가 편했어요: 낯선 도시에서 사람 만나는 법을 바꾼 이야기 사흘 동안 몇 마디나 했는지 세어봤어요어느 날 문득 궁금해서 세어봤어요. 그날 제가 소리 내어 말한 게 몇 마디였는지요. 커피를 살 때 주문한 것, 배달 온 사람과 나눈 인사, 그게 전부였어요. 화상 회의가 없는 날이었거든요. 다음 날도 비슷했고 그다음 날도 그랬어요.그때까지 저는 제가 외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일이 바빴고, 낮에는 메시지와 메일로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건 글자였지 말이 아니었어요. 하루 종일 대화 같은 걸 했는데 정작 목소리를 낸 시간은 몇 분도 안 됐던 거예요.숫자로 보니까 확실히 이상했어요. 감정으로 느낄 때는 그냥 좀 조용한 시기려니 했는데, 세어보니 이건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제 생활 구조의 문제였어요. 지금 사는 방식대로면 아무 일이 없어도 말.. 2026.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