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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2

머릿속이 시끄러운 아침, 노트에 아무 말이나 적어 봤어요 머릿속이 늘 시끄러웠어요낯선 나라에서 혼자 지내다 보면, 아침이 이상하게 조용하면서도 시끄러워요. 주변은 조용한데 머릿속은 그렇지가 않아요. 눈을 뜨면 어제 답장이 안 온 메일, 다음 달 방값, 미뤄둔 결정 같은 것들이 벌써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같은 걱정 몇 개가 머릿속을 뱅뱅 돌아요. 문제는 이걸 털어놓을 사람이 곁에 없다는 거예요. 가족이나 동료가 옆에 있으면 아침 먹으면서 "이거 어쩌지" 하고 한마디라도 뱉을 텐데, 저는 숙소를 자주 옮겨 다니며 지내니 그럴 상대가 없어요. 그러니 걱정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 안에서만 맴돌아요. 말이 되지 못한 생각들이 그대로 쌓여서, 오전 내내 일에 집중이 안 됐어요. 화면을 보고 있어도 정신은 딴 데 가 있고, 같은 문장을.. 2026. 6. 7.
화면 앞에서 세 시간을 못 넘긴 날: 노트북을 덮고 종이를 꺼냈어요 화면 앞에서 세 시간을 못 넘긴 기획서몇 년 전, 규모가 좀 있는 프로젝트의 구조를 짜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문서를 열어놓고 오전 내내 앉아 있었는데 첫 화면을 넘기지 못했어요.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점심때가 됐고, 오후에도 비슷했어요. 머릿속에는 분명 여러 갈래가 있는데 그게 문장으로 나오지 않았어요.저녁에 답답한 마음으로 노트북을 덮고, 옆에 있던 종이 노트를 펴서 손으로 적기 시작했어요. 정리된 문장이 아니라 떠오르는 대로요. 이건 이렇게 하면 되고, 저건 걸리는데 왜 걸리는지, 그러면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를 화살표로 이어가며 적었어요. 40분쯤 지나니 종이 두 장이 채워졌고, 그 안에 제가 오전 내내 못 잡던 구조가 대략 그려져 있었어요.그날 이후로 저는 막히는 일이 생기면 화면을 붙잡고 버.. 2026.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