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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 웰니스 (Mindset & Wellness)

낯선 방의 불부터 손봐요

by wellnomadness 2026. 6. 6.

늦게까지 일하고도 잠이 안 오던 밤

저는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 많아요. 낮에 못 끝낸 일을 밤에 붙잡기도 하고, 시차가 다른 곳의 상대와 맞추다 보면 자정을 넘기기도 해요. 문제는 그렇게 일하고 침대에 누우면 잠이 잘 안 온다는 거예요. 몸은 분명 피곤한데 머리는 말똥말똥해요. 눈은 뻑뻑한데 정신은 깨어 있는 이상한 상태예요. 한동안은 이걸 그냥 일 걱정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마감이 신경 쓰여서 잠이 안 오는 거라고요. 그런데 걱정이 별로 없는 날에도 늦게까지 화면을 보고 나면 똑같이 잠이 안 왔어요. 그제야 이게 마음의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밤늦게 밝은 화면을 오래 보면 잠이 늦게 온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저도 딱 그런 편이더라고요. 정확한 원리까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우엔 확실히 그랬어요.


문제는 제가 조명을 못 바꾼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밤에는 빛을 좀 줄여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저 같은 사람에게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저는 제가 지내는 곳의 조명을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어요. 한곳에 산다면 전구를 따뜻한 색으로 갈고 스탠드를 놓으면 되겠지만, 저는 몇 주마다 숙소를 옮겨요. 그리고 숙소 조명이라는 게 대체로 최악이에요. 천장 한가운데 밝고 하얀 등 하나만 덜렁 달려 있는 방이 많아요. 밝기 조절도 안 되고, 끄면 깜깜하고 켜면 수술실처럼 환해요. 은은한 스탠드 같은 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러니 밤에 빛을 줄이라는 흔한 조언이 저에게는 반만 맞았어요. 그 조언은 대체로 자기 집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사람을 위한 거였어요. 저처럼 남의 방을 잠깐 빌려 지내는 사람에게는 좀 다른 방법이 필요했어요. 한번은 어느 숙소에서 밤에 그 하얀 등을 끄려고 스위치를 찾았는데, 방 전체 등이 하나로 묶여 있어서 끄면 방이 통째로 깜깜해지더라고요. 밝거나 아예 어둡거나 둘 중 하나뿐인 방에서, 은은한 밤을 만드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어요. 그날 저는 조명을 바꿀 수 없다면 제가 조명을 가지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은 불을 하나 들고 다녀요

지금 제가 쓰는 방법은 단순해요. 작은 조명을 하나 들고 다녀요. 접으면 가방에 쏙 들어가는 가벼운 거예요. 밤이 되면 천장의 하얀 등을 끄고 이 작은 불만 켜둬요. 따뜻한 색이라 방이 확 부드러워져요. 겨우 등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방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삭막하던 낯선 방이 조금은 아늑해지는 느낌이에요. 사실 이걸 챙기기 시작한 건 잠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매번 바뀌는 숙소의 차가운 불빛이 싫었거든요. 어느 방을 가든 그 작은 불을 켜면 익숙한 밝기가 생기니까, 낯선 방에도 제 자리 같은 구석이 하나 만들어져요. 짐이 하나 늘긴 하지만, 부피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서 몇 년째 빼놓지 않고 챙기는 물건이에요. 충전식이라 콘센트 위치에 상관없이 침대 옆이든 책상이든 원하는 데 둘 수 있는 것도 저에게는 중요했어요. 숙소마다 콘센트가 엉뚱한 자리에 하나둘뿐인 경우가 흔하거든요. 밝기를 두어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걸 골라서, 일할 때는 조금 밝게 하고 잘 무렵에는 제일 약하게 낮춰요. 저에게는 이 작은 불 하나가 낯선 방을 저녁마다 조금 사람 사는 곳처럼 만들어주는 물건이에요.

천장 등을 끄고 머리맡에 작은 따뜻한 조명 하나만 켜둔 숙소 방


호박색 안경은 최후의 수단이에요

빛 이야기가 나오면 호박색 안경을 빼놓을 수 없어요. 렌즈가 짙은 주황색이라 밤에 화면을 볼 때 쓰면 빛이 한결 부드럽게 느껴져요. 저도 하나 사서 써봤는데, 정말 늦게까지 화면을 붙잡아야 하는 날에는 확실히 눈이 덜 피곤한 느낌이었어요. 다만 저에게는 매일 쓰는 물건은 아니에요. 온 세상이 주황색으로 보여서 색을 봐야 하는 작업에는 못 쓰고, 오래 쓰면 답답하거든요. 그래서 이건 정말 무리하는 밤에만 꺼내는 최후의 수단으로 둬요. 이 안경을 쓰는 날은 대체로 제가 너무 늦게까지 일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화면 자체도 좀 어둡게

방 조명 다음으로 신경 쓰는 건 화면이에요. 이건 어느 방에 있든 제가 바꿀 수 있으니까요. 저녁이 되면 노트북과 휴대폰의 밝기를 확 낮춰요. 낮에 쓰던 밝기 그대로 밤에 보면 눈이 너무 부셔요. 그리고 화면을 따뜻한 색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켜둬요. 요즘 기기에는 대부분 밤이 되면 화면에 붉은 기가 돌게 해주는 설정이 있어요. 이걸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켜지게 해두면 따로 신경 쓸 것도 없어요. 처음에는 화면이 누렇게 보여서 어색했는데, 며칠 지나니 익숙해졌고 지금은 오히려 밤에 하얗고 파란 화면을 보면 눈이 시려요. 방의 불을 줄이고 화면까지 어둡게 해두면, 확실히 예전보다 잠자리에 들 때 머리가 덜 팽팽해요.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설정 몇 번이면 되는 일이라, 이건 어느 숙소에서든 제일 먼저 해두는 편이에요.


낯선 방을 조금 어둡게 만드는 일

정리하면 제 방법은 대단한 게 아니에요. 밤이 되면 천장의 하얀 등을 끄고 작은 불을 켜고, 화면을 어둡게 하고, 정 급하면 호박색 안경을 쓰는 정도예요. 이걸로 잠 못 드는 밤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말 못 해요. 늦게까지 일한 날은 여전히 잠이 더디게 와요. 다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요. 무엇보다 매번 바뀌는 낯선 방이 밤에 조금은 편안한 곳으로 바뀌는 게 저에게는 커요. 잠은 오히려 그다음 문제예요. 낯선 방의 차갑고 밝은 불빛 아래 있으면 몸이 여기가 쉬는 곳이라고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요. 그 빛부터 손을 보고 나니 밤이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혹시 늦게까지 일하고도 잠이 안 오는 밤이 잦다면, 잠을 억지로 청하기 전에 방의 빛부터 한번 살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그렇게 해도 계속 잠을 설친다면, 조명 탓만 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보는 게 나을 거예요. 저도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제 경험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