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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기4

플러그가 안 맞아 노트북이 안 켜졌어요: 어댑터 하나 없어 생긴 하루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부터 꽂았어요긴 비행 끝에 숙소에 도착했어요. 짐부터 대충 정리하고 노트북을 충전하려고 콘센트를 찾았어요.벽에 붙은 콘센트 구멍을 보는 순간 아차 싶었어요. 이전 나라와 모양이 완전히 달랐어요. 동그란 두 개짜리 구멍이었는데 제 충전기 플러그는 사각형 세 개짜리였어요.가방을 다시 뒤졌어요. 어댑터를 챙겼던 것 같은데 어디 있는지 기억이 안 났어요. 짐을 하나씩 다 꺼내가며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어요.그제야 떠올랐어요. 지난 나라를 떠나기 전 짐을 줄인다고 몇 가지를 빼놨는데, 그중에 이 나라용 어댑터가 있었던 거예요.노트북 배터리는 이미 20퍼센트 남짓이었어요. 그날 저녁까지 마감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전원이 꺼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휴대폰으로 근처에 전자제품 파는 곳이 있는지 검.. 2026. 9. 13.
반팔만 챙겨서 겨울 나라에 도착했어요: 계절이 정반대인 나라에서 다시 싼 캐리어 반팔만 챙겨서 겨울 나라에 도착했어요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매서운 찬 바람이 훅 들어왔어요. 캐리어 안에는 반팔 티셔츠 몇 장과 얇은 여름 바지뿐이었어요.떠나온 나라는 한창 한여름이었어요. 그 계절 감각 그대로 짐을 싸서 왔는데, 정작 도착한 나라는 한겨울이었어요.공항 밖으로 나가는 그 순간부터 온몸이 덜덜 떨렸어요. 얇은 카디건 한 장으로는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매서운 추위였어요.짐을 다시 쌀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애초에 겨울옷 자체가 캐리어 안에 하나도 없었어요. 결국 짐도 못 풀고 공항에서 바로 옷가게부터 찾아 나서야 했어요.추위에 떨며 들어간 그 가게에서 패딩 하나를 급하게 샀어요. 전혀 예산에 없던 지출이라 마음이 쓰렸지만, 그래도 얼어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어요.숙소에 도착해서 캐리어를 .. 2026. 9. 10.
이동하는 날은 일을 안 해요: 도시를 옮기며 정리한 하루의 순서 이동하는 날은 일이 안 돼요도시를 옮기는 날을 저는 오랫동안 그냥 하루로 계산했어요.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이동해서 오후에 새 숙소에 들어가면, 저녁부터는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동일 저녁에 회의를 잡거나 마감을 걸어두곤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거의 매번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어요.이유는 여러 가지였어요. 새 숙소의 와이파이가 느려서 화상 회의가 끊기거나, 체크인이 늦어져서 로비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거나, 짐을 풀고 나니 이미 기운이 다 빠져 있거나요. 몸은 앉아 있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는 상태로 저녁을 보낸 적이 여러 번이에요. 그러다 한번은 이동 중에 중요한 회의를 놓칠 뻔했어요. 공항 와이파이가 안 잡혀서 접속이 안 됐거든요.그 뒤로 저는 이동하는 날을 아예 업무일에서 뺐어.. 2026. 8. 14.
오사카에서 신발이 젖은 채로 하루를 보냈어요: 날씨가 일정이 된 뒤 오사카에서 첫날 흠뻑 젖었어요몇 년 전 오사카에 갔을 때 일이에요. 도착한 다음 날 아침에 행사장에 갔는데 들어서자마자 비가 쏟아졌어요.우산이 없었어요. 예보를 안 본 건 아니에요. 그날 오전은 괜찮다고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몇 시간 만에 바뀌더라고요.신발이 젖은 채로 하루를 보냈어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옷은 어느 정도 마르는데 신발은 안 말라요. 오후 내내 발이 축축했고 그날 저녁에는 아무것도 못 했어요.그날 저녁에 우산을 하나 샀어요. 그런데 그 우산이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었어요.그날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 하늘이 흐리긴 했어요. 그런데 그 정도는 늘 있는 일이라 그냥 나왔어요. 돌아보면 흐린 하늘을 보고도 아무 판단을 안 한 게 그날의 시작이었어요.현지에서 우산을 사는 것도 그 자리.. 2026.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