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공간3 깨끗한 책상이 저에게는 정답이 아니었어요 저는 책상이 어수선한 사람이에요저는 책상이 늘 어수선한 사람이에요. 게다가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일하다 보니, 그 어수선한 책상이 몇 주마다 통째로 바뀌어요. 숙소가 바뀌면 책상도 바뀌니까요. 그래서 책상 정리라는 게 저에게는 남들과 조금 다른 문제였어요. 아무튼 일을 하다 보면 자료며 메모며 이것저것이 책상 위에 쌓여요. 정리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닌데, 며칠만 지나면 다시 그 상태가 돼요. 그런데 책상을 깨끗이 비우면 집중이 잘된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어요. 노트북 하나만 남기고 다 치우라는 조언도 많이 봤고요. 어수선한 책상이 정신까지 어수선하게 만든다는 말도 있었어요. 그런 말들을 들으면 제 책상이 문제인 것 같아서 마음이 좀 불편했어요. 남들은 다 깨끗한 책상에서 집중해서 일하는데 저만.. 2026. 6. 9. 한 주가 지났는데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났어요: 지친 게 아니라 지루했던 겁니다 지난주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났어요금요일 저녁에 한 주를 돌아보려고 앉았어요. 그런데 월요일에 뭘 했는지가 떠오르지 않았어요.기록을 열어보니 일은 했어요. 결과물도 있고 보낸 메일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어느 날이었는지가 하나도 구분이 안 됐어요.한 주가 통째로 한 덩어리처럼 느껴졌어요. 다섯 날이 아니라 긴 하루 하나를 보낸 것 같았어요.그때는 그게 피곤해서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사진첩을 열어봐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주에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어요. 찍을 만한 장면이 없었던 거예요.누가 지난주 어땠냐고 물으면 답할 게 없었어요. 바빴다고 하기에는 딱히 그렇지도 않고, 한가했다고 하기에도 아니고요. 그냥 지나갔다는 말밖에 안 나왔어요.모든 날이 똑같이 생겼어요그 시기에 제 하루.. 2026. 5. 15. 프라하 언덕 위 수도원 양조장에서 한 달간 일한 기록 프라하의 카페들이 저와 맞지 않았던 이유한 달을 머물 도시에 도착하면 저는 관광지보다 일할 자리를 먼저 찾아요. 그 자리가 정해져야 나머지 일정이 굴러가거든요. 프라하에서도 첫 주는 자리를 찾는 데 썼어요. 매일 다른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 갔는데, 프라하는 예쁜 카페가 정말 많은 도시라 고르는 재미는 있었어요. 문제는 일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구시가지 쪽 카페는 어디를 가든 관광객으로 가득했어요. 옆자리에서 여러 나라 말이 오가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니고, 자리는 좁아서 노트북과 커피를 올리면 팔꿈치 놓을 자리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오래 앉아 있기가 눈치 보였어요. 밖에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 있으면 커피 한 잔으로 두 시간을 버티는 게 미안해졌어요. 콘센트를 찾기 어려운 곳도 많아.. 2026. 4.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