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4 새벽 3시마다 눈이 떠지는 게 습관이 됐어요: 시차가 남기고 간 몸의 시계 새벽 3시마다 눈이 저절로 떠졌어요몇 달 전부터 이상한 패턴이 생겼어요. 알람을 맞춘 것도 아닌데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번쩍 뜨였어요.처음 한두 번은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도 똑같은 시간에 계속 깼어요.다시 잠들려고 눈을 감아도 정신은 이미 또렷했어요.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완전히 깨어 있는 이상한 상태였어요.휴대폰을 확인하는 버릇이 그때 생겼어요. 어차피 잠이 안 오니 밀린 메일을 보거나 뉴스를 훑었어요. 그러면 화면 불빛 때문에 더 정신이 맑아졌어요.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을 뒤척이다 새벽 5시쯤 겨우 다시 잠들었어요. 그리고 아침 알람이 울리면 자다 만 것 같은 몸으로 억지로 일어났어요.낮에는 늘 피곤이 덜 풀린 느낌이었어요. 커피를 평소보다 한 잔 더.. 2026. 9. 11. 잘 시간 대신 일어날 시간을 정했어요: 순서를 바꾸고 되찾은 오전 잠드는 시간을 지키려다 실패했어요한동안 저는 취침 시간을 정해두고 지키려고 애썼어요. 열한 시에는 눕자고 스스로와 약속했죠. 그런데 이게 잘 안 됐어요. 마감이 급한 날에는 새벽까지 일하게 되고, 고객과 통화가 늦어지는 날도 있고, 시차가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 그 약속 자체가 무의미해졌어요. 지키지 못한 날이 쌓이니 아예 포기하게 되더라고요.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자는 시간이 들쭉날쭉해지니 일어나는 시간도 같이 흔들렸어요. 늦게 잔 날은 늦게 일어나고, 그러면 그날 밤에 또 늦게 자게 되고요. 이 고리가 며칠만 반복되면 오전이 통째로 사라져요. 저는 그 시기에 오후 두 시가 되어서야 제대로 일을 시작하는 날이 많았어요.그러다 순서를 바꿔보기로 했어요. 잠드는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는 거예요.. 2026. 8. 11. 몇 년 만에 간 한국에서 이방인이 됐어요: 오래 밖에 산 사람의 귀국 준비 몇 년 만에 한국에 갔어요미국에 자리를 잡고 여러 나라를 오가며 일하다 보니, 정작 한국에 가는 일이 뜸해졌어요. 몇 년 만에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상하게도 낯설다는 거였어요. 제가 나고 자란 나라인데 공항 구조가 바뀌어 있었고, 안내 화면도 처음 보는 방식이었어요. 입국 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서 조금 멍했어요.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결제였어요. 택시를 타려는데 카드 단말기에 제가 모르는 방식이 떠 있었고, 편의점에서는 다들 휴대전화를 대고 나가더라고요. 저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몇 년 사이에 일상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싶었어요. 해외에 오래 있으면 그 나라 소식은 뉴스로 접하지만, 생활의 결이 바뀌는 건 뉴스에 안 나오거든요.그 며칠 동안 저는 한국에서.. 2026. 8. 10. 영화 세 편이 일주일을 망쳤다: 40대 노마드의 장거리 비행 루틴 설레고 답답하고 불안한, 14시간짜리 하늘 위의 공간장거리 비행기 안은 이상한 공간이에요. 출발 전 탑승 게이트에서 기다리는 순간만 해도 설렘으로 가득해요. 새로운 도시, 새로운 사람,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 그런데 막상 좌석에 앉으면 다른 감정들이 밀려와요. 14시간 동안 이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답답함,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스치는 불안함, 지금 이 선택이 맞는 건가 싶은 막연한 두려움까지. 설렘과 답답함과 불안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공간, 그게 40대 노마드에게 장거리 비행기가 갖는 솔직한 무게예요.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은 대략 13시간에서 14시간이에요. 이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단순히 피로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은, 한 번의 뼈아픈 실패 이후.. 2026. 7.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