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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생산성 (Productivity)

클라이언트에게 답장이 사흘이나 늦었어요: 몰랐던 그 나라의 공휴일

by wellnomadness 2026. 9. 6.

클라이언트에게 답장이 사흘이나 늦었어요

저녁 늦게까지 매달려 완성한 급한 수정 요청을 보내고 답을 기다렸어요. 하루가 지나도 여전히 답이 없었어요. 이틀이 지나자 슬슬 불안해졌어요.

혹시 제가 뭘 잘못 보냈나, 메일이 스팸함에 들어갔나 별생각을 다 했어요. 사흘째 되던 날 결국 다시 한번 메일을 보냈어요.

그제야 답이 왔어요. "죄송해요, 이번 주 내내 국경일 연휴였어요." 저는 그 나라에 그런 연휴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달력을 아무리 뒤져봐도 익숙한 명절 이름은 하나도 없었어요.

한국 공휴일만 신경 쓰고 있었던 거예요. 상대 나라의 달력은 제 머릿속에 아예 없었어요. 몇 년을 여러 나라와 일했으면서도 그 부분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사과할 일도 아니었는데 괜히 제가 뭘 잘못한 것처럼 사흘을 초조하게 보낸 게 억울했어요. 그 사흘 동안 다른 일도 손에 안 잡혔어요. 계속 메일함만 새로고침하며 시간을 보낸 셈이에요.

돌아보니 이런 일이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어요. 몇 달에 한 번씩은 이렇게 조용히 넘어가는 일정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저 혼자 별의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던 셈이에요.

그 나라 뉴스라도 챙겨봤으면 알았을 텐데, 평소에 그런 걸 챙길 여유는 없었어요.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상대 나라의 사회적 리듬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이런 일이 반복됐어요

그 뒤로 신경 써서 보니 비슷한 일이 여러 나라 클라이언트와 계속 있었어요.

한 나라는 종교 명절이 매년 날짜가 바뀌어서 저로서는 예측할 방법이 없었어요. 달력에 안 나와 있으니 그냥 몰랐어요.

어떤 나라는 국경일이 한 주 내내 이어지는 곳도 있었어요. 하루 이틀이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일주일 동안 감감무소식이니 정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어요.

반대로 제가 한국 명절 연휴에 쉴 때 클라이언트는 그걸 전혀 모르고 급한 요청을 보낸 적도 있어요. 저도 답을 못 하니 서로 입장이 똑같았던 거예요.

이런 일이 쌓이니 클라이언트마다 언제 연락이 안 될지 예측이 안 됐어요. 마감을 잡을 때마다 불안 요소가 하나씩 숨어 있는 셈이었어요.

한 번은 결제 요청 메일을 보냈는데, 상대 나라 은행이 공휴일이라 처리 자체가 며칠 밀린 적도 있어요. 메일은 봤는데 처리를 못 하는 상황이었던 거예요.

또 한 번은 급한 계약서 서명을 기다리다가, 알고 보니 그 나라 전체가 국가 기념일로 일주일간 관공서와 회사가 다 쉬는 기간이었던 적도 있어요. 뉴스를 봤으면 바로 알았을 텐데, 그럴 정신이 없었어요.


구글 캘린더만으로는 부족했어요

제 캘린더에는 제가 사는 나라 공휴일만 자동으로 떴어요. 클라이언트 나라 공휴일은 전혀 안 보였어요.

검색해서 하나씩 찾아보려니 나라가 늘어날수록 감당이 안 됐어요. 클라이언트가 다섯 나라에 걸쳐 있으면 공휴일도 다섯 개의 달력을 따로 챙겨야 했어요.

공식 공휴일 말고 회사 자체 휴무일도 있었어요. 그건 검색으로도 안 나오고, 그 회사 사람이 아니면 알 방법이 없었어요.

종교 축일은 날짜가 매년 바뀌니 한 번 확인했다고 다음 해에도 맞는 게 아니었어요. 매년 다시 확인해야 했어요.

이런 정보들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으니 결국 클라이언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했어요. 그런데 매번 묻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번역 앱으로 그 나라 공휴일 목록을 검색해봐도 국가 공식 지정일만 나오고, 회사마다 별도로 쉬는 날이나 지역 축제일까지는 안 나왔어요. 결국 완벽한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던 셈이에요.

노트북 화면에 여러 나라 캘린더와 공휴일 표시가 떠 있는 홈오피스 책상


일방적으로 기다리기만 한 게 아니었어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저도 상대에게 비슷한 불편을 준 적이 있었어요.

한국 추석 연휴에 아무 말 없이 며칠을 잠수 탄 셈이었던 적이 있어요. 클라이언트는 저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했다고 나중에 들었어요.

서로 미리 말하지 않으면 똑같이 불안해진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저만 답답했던 게 아니라 상대도 마찬가지였던 거예요.

그 뒤로는 제 쪽 연휴도 미리 알리기 시작했어요. "이 기간에는 응답이 늦을 수 있습니다"라고 한 줄만 적어도 서로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요.

양쪽 다 미리 알리는 문화가 자리 잡으니 사흘씩 불안해하는 일이 줄어들었어요.


공휴일 캘린더를 하나로 통합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여러 나라 공휴일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캘린더 서비스를 찾아서 구독했어요.

주요 클라이언트가 있는 나라들을 등록해두니 제 캘린더에 그 나라들 공휴일이 자동으로 표시됐어요. 더는 하나하나 검색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공휴일이 다가오면 알림도 오게 설정했어요. 그 주에 마감을 잡지 않거나, 미리 안내 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어요.

회사 자체 휴무일은 여전히 검색이 안 되니, 새 클라이언트와 계약할 때 아예 물어보는 걸로 정했어요. "혹시 회사 자체 휴무 기간이 있으신가요?"라고요.

이렇게 물어보는 게 실례가 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꼼꼼하다는 인상을 줬어요. 미리 챙기는 사람으로 보인 거예요.

몇몇 클라이언트는 아예 자기 회사 캘린더 링크를 공유해주기도 했어요. 그걸 제 캘린더에 구독해두니 그다음부터는 물어볼 필요도 없어졌어요. 이렇게 공유받은 링크가 늘어나면서 제 캘린더는 점점 여러 나라의 리듬이 겹쳐진 지도처럼 변해갔어요.


마감을 잡을 때 공휴일부터 확인해요

이제는 새 프로젝트 마감을 정할 때 그 나라의 공휴일부터 확인해요. 마감 직전에 연휴가 끼면 일정을 아예 다시 짜요.

특히 결제 관련 요청은 공휴일 전후로 절대 안 보내요. 은행 업무가 그 기간엔 아예 멈추니, 보내봐야 처리가 안 되고 저만 애가 타니까요.

중요한 계약이나 협의는 양쪽 다 공휴일이 아닌 주간으로 미리 잡아요. 급한 결정을 그런 시기에 몰아넣지 않으려는 거예요.

그리고 제 쪽 연휴도 프로젝트 시작 전에 미리 캘린더에 공유해요. 나중에 놀라는 일이 없게요.

이렇게 미리 조율하고 나니 마감을 지키는 것도, 지키지 못했을 때 이해받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어요.

긴 연휴가 있는 달에는 아예 그 달의 업무량 자체를 조정해요. 무리하게 일정을 채우기보다 그 기간을 처음부터 여유로 잡아두는 거예요.


지금은 안 놀라요

정리하면 이래요. 저는 몇 년 동안 제 달력 기준으로만 세상이 돌아간다고 착각하고 있었어요.

여러 나라 클라이언트와 일하려면 제 달력 말고 상대의 달력도 봐야 한다는 걸 그 사흘의 초조함 끝에 배웠어요.

지금은 답이 며칠 없어도 크게 불안하지 않아요. 미리 캘린더로 확인하면 대부분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이유를 모를 때만 진짜 문제가 있는 거고, 대부분은 그냥 그 나라의 하루였을 뿐이에요. 그 하루를 몰랐던 건 저였지, 상대가 잘못한 게 아니었어요.

혹시 해외 클라이언트의 갑작스러운 침묵 때문에 자주 불안하셨다면, 그 나라 공휴일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해요. 저는 그것만으로 쓸데없는 걱정이 훨씬 줄었어요. 상대의 침묵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고, 그 이유의 상당수는 그저 그 나라의 달력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