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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어려운 증상을 외국어로 설명해야 했어요: 종이에 적어 간 이야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 있어요몇 년 전에 몸에 불편한 곳이 생겼어요. 아프다고 하기에는 약하고, 괜찮다고 하기에는 계속 신경이 쓰이는 정도였어요. 위치도 애매했고요.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한국말로도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부위도 문제였어요. 남에게 말하기 조금 민망한 쪽이었거든요. 그래서 주변에 이야기를 못 했어요. 이런 건 다들 겪는 건가 싶으면서도 물어볼 사람이 마땅치 않았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꺼내기가 더 어려웠고요.여기에 하나가 더 얹혔어요. 저는 그때 미국에 있었어요.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을 외국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거예요. 이게 생각보다 큰 장벽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저는 그 장벽 때문에 병원 가는 걸 한참 미뤘어요.검색으로 해결하려고 했어요대신 검색을 했어요... 2026. 4. 29.
돈 걱정을 할 데가 없었어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제일 늦게 배우는 것 그 이야기를 꺼낼 데가 없었어요혼자 일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일 자체가 아니었어요. 돈에 관한 걱정을 아무에게도 말 못 한다는 거였어요.회사에 다닐 때는 이런 게 없었어요. 월급이 언제 들어오는지 아니까 걱정할 게 별로 없었고, 회사 사정이 나빠도 그건 회사 걱정이지 제 걱정은 아니었어요.지금은 다 제 걱정이에요. 다음 달에 뭐가 들어올지 제가 알아야 하고, 안 들어오면 그것도 제가 감당해요.그런데 이 이야기를 할 데가 없어요. 친구에게 말하면 걱정을 얹는 것 같고, 옆자리에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것도 여기에 얹혀요. 어떤 달은 여러 건이 겹쳐 들어오고 어떤 달은 아무것도 없어요. 1년으로 놓고 보면 대체로 맞는데, 그 안에서 오르내리는 걸 매달 겪는 건 또 다른 일이더라고요.. 2026. 4. 27.
결과지에 화살표가 하나 떴어요: 먹는 걸 다 적어보고 알게 된 것 결과지에 화살표가 하나 있었어요몇 년 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았는데 항목 하나에 화살표가 붙어 있었어요. 기준 범위를 살짝 벗어났다는 표시였어요. 크게 벗어난 건 아니고 경계선 근처였어요. 나머지는 다 정상이었고요. 그래서 더 애매했어요. 확실히 나쁘면 바로 움직였을 텐데 이 정도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나 싶은 크기였거든요.그걸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술 때문인가였어요. 그런데 그 시기에 술을 거의 안 마시고 있었어요. 그다음에 떠오른 건 운동을 안 해서, 잠을 못 자서 같은 것들이었어요. 짐작만 늘어나고 답은 안 나왔어요.예전 같으면 여기서 검색을 시작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진료 예약을 잡았어요. 검색으로 좁혀지는 게 없다는 걸 몇 번 겪고 나서 생긴 습관이에요. 결과적으로 이게 잘.. 2026. 4. 25.
아침을 걸러봤지만 제 일정이 안 받쳐줬어요: 규칙적인 하루를 전제로 한 방법들 아침을 걸러보기 시작했어요몇 년 전에 식사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에만 먹는 방식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어요. 저도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듣고 해보기로 했어요. 특별히 뭘 살 필요도 없고 그냥 아침을 안 먹으면 되는 거라 시작하기가 쉬웠어요. 돈이 안 든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고요.이유는 단순했어요.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에 머리가 잘 안 돌아갔거든요. 먹는 데 몸이 힘을 쓰느라 그렇다는 설명을 봤고, 그럴듯하게 들렸어요. 그러면 덜 먹으면 되겠구나 싶었죠.처음 몇 주는 괜찮았어요. 오전이 가볍다고 느꼈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이게 진짜 효과였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새로운 걸 시작하면 초반에 늘 좋게 느끼거든요. 그 시기가 지나야 실제가 보여요. 그리고 그때 마침 일이 한.. 2026. 4. 24.
오후 4시에 해가 지는 도시에서 겨울을 났어요: 낮 길이를 안 보고 정한 대가 오후 4시에 해가 졌어요몇 년 전 겨울을 북쪽 도시에서 보낸 적이 있어요. 여름에 가서 좋았던 곳이라 겨울에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11월쯤부터 이상했어요. 오후 4시가 조금 넘으면 밖이 어두워져요. 아직 일하는 중인데 창밖은 이미 밤이에요.아침도 늦게 밝았어요. 8시가 넘어도 어스름해요. 그러니까 밝은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밖에 없는 거예요.저는 그때까지 낮 길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한국에서 자랐고 그 뒤로도 대체로 비슷한 위도에 살았으니까요.여름에 그 도시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저녁이 길다는 거였어요. 일 끝나고 나가도 밖이 환하니까 하루가 넉넉했어요. 그 기억만 가지고 겨울에 다시 간 거예요.도착한 게 가을이라 처음에는 몰랐어요. 조금씩 짧아지는 건 매일 겪으면 눈에 안 띄어요. .. 2026. 4. 23.
모니터 속 세계에서 내 눈을 구원하는 법: 시력 보호의 골든타임 창밖이 안개 낀 것처럼 보이던 저녁캘리포니아 거점에 머물던 때였어요. 마감이 겹쳐서 하루 12시간 넘게 모니터를 들여다본 날이 있었는데, 저녁에 잠깐 쉬려고 창밖을 봤더니 풍경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어요.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마찬가지였어요.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에도 눈앞의 글자가 바로 선명해지지 않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겁이 났어요. 눈이 나빠지는 거야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갑자기 뿌옇게 흐려지는 건 처음 겪는 감각이라 더 당황스러웠어요. 사실 신호는 그전부터 있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의 작은 글자를 읽을 때 저도 모르게 눈을 찡그리고 있었고, 오후 늦게는 모니터 글자가 살짝 겹쳐 보이는 날도 있었어요. 나이 탓이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창밖이 뿌옇게 보인 그.. 2026. 4. 21.